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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박영선, '여성 최초' 서울시장 다시 도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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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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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여권 주자이다. 박 장관은 1960년 1월 22일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교사 부모님 밑에서 2남 1녀중 첫째로 자랐고, 예일초, 덕성여중, 수도여고를 졸업한 뒤, 상명대 불문학과에 입학했고 1979년 경희대 지리학과(78학번)로 편입해 1982년 졸업했다.


어머니 손 잡고 방송국으로

박영선 장관은 방송사와 인연이 깊다. 박 장관 어머니는 하나뿐인 딸이 엄격한 집안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꿈을 이루며 살길 바랐다고 한다. KBS 아기노래회 모집 광고를 듣고, 자격조건이 5살이었지만 4살 딸이 시험 볼 수 있도록 도운 것도 어머니였다. 그렇게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2년 동안 어머니 손을 잡고 방송사를 다닌다. 당시 아기노래회 4살 입학 동기로 소프라노 신영옥 씨가 있다.

방송사 인연은 수도여고 방송반 활동으로 이어진다. 방송반을 하며 현직 PD들과 알게 되고, MBC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사연 편지를 읽어주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는다. 학교 끝나고 방송사에 가서 편지를 읽어주는 일을 하며 꿈을 키워간다.

경희대에서는 방송반 활동을 하며 '퐁퐁 4중창단'을 만든다. 강인원 작곡가가 '이 한 밤을' 이라는 곡을 써준 덕분에, 1979년 TBC '대학가요제' 본선까지 진출한다. 대학 졸업 뒤, KBS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한다. 춘천지국으로 발령이 나면서 서울에서 출퇴근을 한다. 그러나 곧 그만두고, 1983년 MBC에 합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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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퐁퐁사중창단의 멤버로 가요제에 참가한 박영선 장관 [사진=박영선장관 유튜브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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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첫' 메인앵커·특파원

MBC에서 박 장관은 '여성 최초' 역사를 쓰게 된다. 먼저, 여성 최초 메인 앵커가 된다. 박 장관의 입사 직후, MBC는 내부적으로 마감뉴스를 진행할 여성 인력 오디션을 봤다. 여기에 신입사원인 박 장관을 전격 발탁한다.

박 장관은 자신이 발탁된 이유에 대해 "당시 MBC 사장은 앵커 바바라 월터스같은 보도를 하자고 했고, 인형같이 예쁘지 않은 외모 덕분에 발탁된 것 같다"고 회상한다. 이렇게 뉴스 진행의 첫발을 떼고, 이후 아나운서에서 기자직으로 전환한다. 1993년 한국 최초로 '여성 메인 앵커'로 아침뉴스를 진행하게 된다. 당시 뉴스의 '메인 앵커'는 남성의 몫이고 여성은 보조 진행자였지만, 박 장관이 유리천장을 깬 것이다.

이어 MBC 최초 '여성 특파원'이 된다. 박 장관은 이와 관련한 일화도 한 인터뷰에서 전했다. 아침 뉴스 메인 앵커로 활약하던 중,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라 보수당으로 옮겨 보궐에서 당선한 김문수 전 의원를 인터뷰하면서 박 장관은 "혹시 변절자 아니십니까"하고 질문을 던진다.

이 장면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보게 되고, 논란이 되면서 박 장관은 앵커에서 국제부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그러나 전화위복이 찾아온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화여대 연설에서 '여성 인력'을 강조하면서, 각 방송사는 여성 특파원 양성을 고민하게 된다. 마침 국제부 기자로 있던 박 장관이 MBC 첫 여성 특파원으로 LA로 가게 된다.

이후 LA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인 최초로 미국영화협회에서 출입증을 받아 헐리웃 출입기자가 된다. 당시 스티븐스필버그나 메릴스트립 등을 취재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 초대 받기도 한다. 이후 OJ심슨 재판을 취재하면서 국제변호사 이원조씨를 만나게 되고, 1997년 한국에 돌아와 결혼해 1998년 아들 1명을 둔다.

이후 이원조 씨는 정치인 아내를 위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다. 박 장관은 최근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나중에 저한테 와서 '거봐라 내가 잘랐더니 더 좋은 일이 있지 않냐'고 했다"며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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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기자시절 2001년5월 상도동 자택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 인터뷰[사진=박영선장관 유튜브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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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입문과 BBK 저격수


박영선 장관의 정치 입문은 MBC 선배들이 이끌었다. 선배인 정동영 전 의원의 권유로 2004년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맡으며 정치입문을 한다. 같은 해 17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다.

초선 당시, 박 장관은 'BBK 저격수'로 통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도우면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BBK 주가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한 것이다. 박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경제부 기자이던 2000년 LKe뱅크 사장으로 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취재했는데 그때 나에게 김경준 씨를 소개한 적이 있다" 고 주장한다.

당시 대선후보 TV토론에 나온 이 후보에겐 "절 똑바로 못 쳐다보시겠죠"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 후보가 당황하자 "절 똑바로 못 쳐다보실 겁니다"라고 한 일화는 유명하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구로을 지역구로 출마해 당선하면서 재선에 성공한다. 당시 'BBK' 공격으로 당시 정부와 여당에게 압박을 받았다고 박 장관은 강연에서 밝히기도 했다. 본인이 출국하면 검찰에 통보되는 상황이었고, 남편 이원조 변호사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일본으로 넘어간 이유라고 설명한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의 "이럴 때일수록 당당해야 한다"는 조언과 함세웅 신부의 "무조건 출마해라"는 응원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박지원 전 의원(현 국정원장)과 함께 '여당 저격수'로 활약하며 '박남매' 별명도 얻게 된다. 18대 때 국회 법사위 야당 간사, 당 정책위의장, 민주당 FTA대책 특별위원장, 국회 사법개혁특위 검찰소위 위원장 등을 지낸다.


법사위원장·원내대표

2012년 19대 총선에 당선돼 3선 의원이 되고, '최초의 여성 법사위원장'이 된다. 2014년 5월에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경선에서 노영민 전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로 당선된다. 여성 최초로 국회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라는 기록을 세웠다.

같은 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미니 총선'이라고 불린 7.30재보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현 국민의힘)에 11대 4로 참패한다. 공동대표가 물러나면서 박 장관은 당 대표격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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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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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문재인 갈등이 불거지면서 박 장관은 물밑 중재 역할을 하지만, 결국 안철수 대표가 탈당한다. 이를 시작으로 박지원 전 의원 등 호남권 의원들의 탈당 러시가 발생한다. 당내 중도파인 박 장관 거취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문재인 당시 대표의 삼고초려로 영입한 김종인 선대위 체제 출범과 함께 민주당 잔류를 선택한다.

2017년 19대 대선 정국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이 되고, 통합정부추진위 공동위원장에도 임명된다. 이후 문재인 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2018년 입각한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중소기업 지원, 2020년 코로나19 경제위기로 피해 입은 소상공인 자영엽자 지원에서 등에서 성과를 보인다.


'여성 최초의 서울시장' 쓰나

박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역사는 길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민주당 경선에서 천정배, 추미애, 신계륜 후보를 꺾고 후보로 선출된다. 하지만, 안철수 당시 서울대 교수와 단일화에 성공한 박원순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지게된다. 당시 여성 재선의원으로 민주당 경선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올랐다는 점과 박원순 후보와의 단일화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은 화제가 된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다시 도전한다. '박영선 서울을 걷다'는 책을 내고, '영선아 시장 가자' 등 현장행보를 하며 기반을 닦는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박원순 전 시장에 밀려 2위를 기록하면서 출마가 좌절된다. 하지만 박원순 캠프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박 전 시장의 3선에 힘을 보탠다.

과거 서울시장에 의욕을 보였던 만큼,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 장관 행보에 눈이 쏠리고 있다. 조만간 개각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교체 여부가 관심사다.


그를 돕는 사람들

박 장관은 김현미 전 장관과 민병두 의원과 함께 처음엔 정동영계로 분류됐다. 이후 계파에 속하지 않는 당내 중도파로 분류된다. MBC 출신 의원들과 정운찬 전 동반성장위원회 초대위원장 등과 친분이 있다. 강성 정치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원내대표를 맡으며 다소 온건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록


1. "앞으로 미래 100년은 서울이 세계 표준도시가 되게 할 것" (2021년 3월 2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1분 도시' 공약 설명)

2. "서울시 녹지 비율을 40%로 높이겠다" (2021년 3월 1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당선된 후 여의도 당사에서 수락연설 중)

3.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앞당기는 서울시장"(2021년 3월 1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당선된 후 여의도 당사에서 수락연설 중)

4. "문화예술계 생태계 복원을 위한 지원제도를 적극 검토" (2021년 2월 19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문화예술인 현장 간담회에서 문화예술인 지원 공약을 발표)

5. "강변도로 위에 고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생각만 해도 질식할 것 같다" (2021년 2월 15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첫 TV토론회에서 우상호 후보의 '강변도로에 조성하는 공공주택' 공약을 겨냥)

6. "여성 서울시장은 존재 자체만으로 낡은 서울의 이미지를 젊고 역동적인 서울로 바꿀 수 있을 수 있는 동력" (2018년 4월 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 서울시장의 필요성 언급)

7. "특정 국가에서 벗어나 다양한 국가들에 수출할 수 있는 해외시장 다변화가 필요" (2017년 10월 23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사드 배치 후 중국의 무역 보복"에 대한 대안 제시)

8. "다시는 민주주의가 후퇴해선 안 된다. 광주 정신과 호남의 힘으로 정권 재창출" (2017년 7월 4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광주 양동시장을 찾아 대선 지원 감사 인사 전하며)

9. "4.19가 오늘 다시 이 땅의 민주주의를 묻는다" (2017년 4월 19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글에서 4.19를 맞아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해야 함을 강조하며)

10. "우리나라 권력 서열 0순위가 바로 삼성이다" (2017년 1월 19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실망감 표현하며)

11. "화난 국민들의 마음 속 노여움을 제가 다 안고 가겠다. 저에게 분노의 화살을 쏘시라" (2016년 3월 1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를 위해 발언대에 올라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가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한 것에 대해 발언 중)

12. "박근혜 대통령 집권 2년, 굳이 꼭 점수를 요구한다면 D학점" (2015년 2월 25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 출연하여)

13. "기업 지배구조의 개혁은 경제민주화의 핵심과제" (2014년 12월 12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재벌의 불법이익 환수 특별법, 왜 필요한가-재벌 지배구조 개선과 한국경제의 미래' 토론회 중)

14. "삼성SDS 상장은 세습자본주의의 하나의 예" (2014년 11월 19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학수 특별법'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며)

15. "돛단배를 타고 폭풍우를 뚫고 나가는 절박함으로 거친 파도가 몰아치고 눈보라가 휘날려도 그 시련을 이겨 내겠습니다" (2014년 8월 5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다음 날 첫 기자회견 중)

[주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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