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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여의도풍향계] 서울시장 '거물급의 리턴매치'…단일화는 양날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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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서울시장 '거물급의 리턴매치'…단일화는 양날의 검?

[앵커]

이제 석달도 남지 않은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

여야 모두 후보군이 좁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에선 10년 전 박원순 전 서울시장 탄생에 뒤얽힌 인사들의 재도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승패의 최대 변수는 이들 간 후보 단일화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방현덕 기자가 여의도 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다음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 이제 8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야 모두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데 주요 후보들, 대부분 낯이 익으실 겁니다.

여야 선두주자들은 모두 서울시장 '재수생'과 '삼수생'.

10년 전 시작된 얄궂은 인연으로 얽혀있습니다.

2011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사퇴한 게 발단입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저는 주민투표의 결과에 책임을 지고 오늘 시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같은 해 열린 보궐선거에선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민주당 박영선 등 여성 후보 간 대결이 펼쳐지는 듯했지만, 정치권 밖에서 의사 출신의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돌풍을 일으키고, 이후 그 바람을 시민후보 박원순 변호사에게 몰아주며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결국 박 변호사가 박영선 후보와의 범야권 경선에서 승리하고, 본선에서 나경원 후보도 꺾으며 서울시장을 거머쥐게 됩니다.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당시 후보 상당수가 재등판했습니다.

민주당에선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한 박원순 시장과 경선을 벌였지만, 박 시장이 승리했고 당시 자유한국당에선 김문수 후보가, 바른미래당에선 안철수 후보가 출마해 각각 2등과 3등에 그쳤습니다.

근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선거, 후보만 보면 세대교체가 없는 지난 10년간 서울시장 선거의 데자뷔라는 말도 나옵니다.

하지만, 내년 대선의 길목에 놓인 이번 선거의 중요성과 정국에 미치는 파급력을 감안하면 여야 모두 중량급 인사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적잖습니다.

일단 이 중량급 인사들은 각 당의 경선을 먼저 치러야 합니다.

하지만 경선 와중에도 범여권, 범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표 분산을 막아 진영 전체의 승리를 꾀한다는 건데, 각 당과 또 각 후보의 첨예한 이해관계 때문에 결코 쉽지 않습니다.

여권에선 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각자 최종 후보가 될 경우 단일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재인 대통령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자는 취지로 같은 정당의 후보들끼리…"

<김진애 / 열린민주당 의원> "범여권도 마찬가지로 사실 단일화가 필요하다…굉장히 중요한 시점에 서울시의 운영을 맡아서 여러 정책의 계승이나…"

하지만 민주당엔 박영선 장관도 있고, 열린민주당에도 정봉주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입니다.

게다가 정의당은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이 후보를 내면 안된다며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어, 이른바 범여권 단일 후보가 나올 수 있을지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야권에선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기 싸움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정진석 /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안철수 대표는 흡사 자기가 중도 지지표를 독점하고 있는 양 이야기하는데 천만에 만만에 말씀이올시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표> "야권에서 서로 간의 시기와 질투, 반목과 분열로 또다시 패배한다면,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입니다."

지지율 상승세를 탄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입당해 '기호 2번'을 달지 않으면 3자 구도도 무릅쓰겠다는 입장인데, 개인 지지율이 높은 안 대표는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야권 후위주자 사이에서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 후보 지형에 변동이 생길지 주목됩니다.

하지만 이런 점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단일화가 늘 팽팽한 선거 구도를 반전시키는 황금열쇠일까요.

우리 정치권의 그간 사례를 보면 대역전의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정치적 명분이 약하거나 인위적인 모습으로 비쳐질 경우 기대했던 만큼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단일화의 가장 최근 성공사례, 바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입니다.

2011년 안철수 교수와 담판으로 안 교수 지원을 등에 업고,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범야권 단일화 경선도 승리했습니다.

결국 최종 당선으로 '아름다운 단일화'의 모범 사례로 남았습니다.

반면에 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는 사례, 1995년 민선 1기 서울시장 선거입니다.

<김종인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영삼 대통령 당인 신한국당에서 정운식 전 총리를 뽑았어요. 그다음에 김대중 그 당시에 민주당에서 조순 후보를 두고 (박찬종 변호사까지) 3자 대결을 한 거야."

하지만 승자는 조순 후보.

범야권 단일화가 없어도 야당이 승리할 수 있단 걸 보여준 결과입니다.

지난해 총선 땐 단일화 실패가 선거 패배로 이어졌습니다.

경남 창원 성산에서 정의당과 민주당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결국 당시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가 당선된 겁니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라는 상징성이 큰 곳인데다 직전 보궐선거 땐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당선된 바 있어 진보 진영에선 여전히 후유증이 큰 상태입니다.

이제 80일 후면 새로운 서울시장, 새로운 부산시장이 선출됩니다.

그 자리를 놓고 이제 열띤 공약 경쟁과 함께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후보들 간의 수싸움과 이합집산 역시 펼쳐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정치 공학으로만 따지는, 감동이 없는 단일화는 오히려 표심 확보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점.

다시 말해 1+1이 2가 아닌 1.5 내지 1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야 모두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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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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