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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정의선, 통큰 투자… 미래 모빌리티 ‘광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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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취임 100일 맞는 정의선 회장

1조원대 美 로봇기업·러 GM 공장 M&A

中에 첫 수소전지 생산·판매 법인도 설립

현대차 그룹 시총 100조서 140조로 껑충

애플과 전기차 협업 거론되며 기대 고조

지배구조 개편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아

세계일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21일로 회장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정 회장은 미래 기술 분야에 대규모 투자와 연이은 정·재계 인사와의 만남 등 거침없는 행보로 그룹 체질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로부터 협력을 제안받는 등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급부상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4일 현대차그룹 회장에 오른 정 회장은 취임 이후 1조원대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와 제너럴모터스(GM)의 러시아 공장 인수, 중국에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판매법인 설립 등 굵직한 투자를 연이어 성사시켰다.

정 회장은 취임사에서 “현대차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실현해 나가겠다”며 구체적인 방안으로 전기차,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을 빠르게 현실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도 정 회장의 행보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정 회장 취임 100일 만에 17만8000원이던 현대차 주가는 34.8(24만원) 올랐다. 현대차그룹의 12개 계열사 시가총액은 100조원에서 140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최근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와 관련해 협력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과거 경쟁 관계였던 그룹사와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찾아 조문했고, 비공개 영결식에도 참석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위로했다. 과거 삼성의 자동차업계 진출로 서먹해진 사이가 협력 관계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비공개 만찬을 함께했다. 주요 그룹 총수들의 회동임과 동시에 미래 산업으로 부상 중인 ‘K배터리’ 기업 총수들과의 회동이었다.

세계일보

현대차그룹 본사. 연합뉴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총수로는 19년 만에 현대차 노조 지부장과 만나는 파격 행보도 보였다. 협력방안 논의는 성공적이었다. 11월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는 데 합의하는 변화를 이끌어 냈다.

지난 100일간 쉴 새 없이 달려온 정 회장 앞에 난관도 적지 않다.

올해를 전기차의 원년으로 선포한 가운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코나 전기차의 화재 원인 규명과 실추된 명예회복이 급선무다.

고급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제네시스의 품질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출범 후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10만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위상을 높였지만, 엔진 품질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2018년 추진하다 좌절됐던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주요 기업 가운데 유일한 순환출자구조를 유지한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향후 현대차그룹의 순항 여부가 달려 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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