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탐방 - 연세사랑병원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왼쪽)이 세포치료연구소에서 김용상 원장(오른쪽)과 무릎 연골을 되살려주는 줄기세포 연구를 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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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관절염은 65세 이상 고령층의 80%가 겪을 정도로 흔하다. 뼈와 뼈를 연결하는 관절 속에 위치한 연골 손상으로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심하다. 대개 체중을 지탱하는 가장 큰 관절인 무릎부터 닳는다. 외부의 충격을 완화하는 연골의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매끈해야 할 관절이 울퉁불퉁하게 변한다. 연세사랑병원은 수준 높은 임상연구를 토대로 퇴행성 관절염 치료를 선도한다. 줄기세포로 연골을 재생하는 치료 효과를 입증하고 3D프린터로 손상된 무릎관절에 최적화한 수술도구를 출력·사용해 수술 정확도를 높인다. 최신의 치료로 구부리고 펴는 무릎 운동성의 온전한 회복을 추구한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한 번 닳은 연골은 본래 상태로 회복하기 까다롭다. 아프다고 쉬어도 자연히 회복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골의 퇴행성 변화로 손상 범위가 서서히 넓어져 두 다리로 걷고 뛰는 것이 고통으로 변한다. 초기에는 약물·주사로 통증을 완화해 최대한 버티다가 연골이 모두 닳은 말기에는 인공관절로 대체한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가능한 자기 연골을 보존하는 더 나은 치료법을 찾기 위해 지금도 임상연구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줄기세포의 연골재생 효과 첫 확인
연세사랑병원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 분야의 선도자다. 무릎관절의 온전한 기능 회복에 집중한다. 퇴행성 관절염의 근본적 치료를 위한 기초·임상 중계 연구가 활발하다. 관절염 및 연골재생 연구를 위해 2008년 자체적으로 설립한 세포치료연구소를 통해 확인한 연구결과를 발 빠르게 임상에 적용한다. 국내에서 최초로 줄기세포의 연골재생 효과를 확인하고 3D프린터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수준 높은 임상연구 성과는 우수한 치료 성적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줄기세포 연골재생 치료다. 아직 연골이 남아 있는 퇴행성 관절염 초·중기에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근원세포인 줄기세포를 활용해 손상된 부위를 복원한다. 희뿌옇게 닳아 울퉁불퉁해진 연골에 자신의 배·엉덩이에서 뽑아낸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주입한다. 지방 줄기세포는 연골로 분화하는 능력이 있다. 고 병원장은 “건강한 연골 세포가 손상된 부위를 매끈하게 채워 퇴행성 관절염이 유발하는 통증을 없애면서 무릎의 기능도 회복한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 진행을 막아 자신의 무릎 사용 기간도 획기적으로 늘려준다. 퇴행성 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줄기세포 연골재생 효과는 임상을 통해 입증됐다. 고 병원장이 이끄는 연세사랑병원 연구팀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무릎 연골에 지방 줄기세포를 주입했다. 그 결과 치료 24.3개월 후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 통증은 58% 줄었고, 굽혔다 펴는 무릎 기능은 83% 개선됐다. 특히 이 연구논문은 연세사랑병원이 세포치료연구소를 설립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국내에서 발표된 정형외과 분야 논문 중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인용됐다. 연세사랑병원의 독보적인 연구 능력이 인정받은 셈이다.
첨단 기술로 하체 정렬 정확도 높여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도 돋보인다.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종착역이다. 통증이 심하고 대안이 없을 때 마지막으로 선택한다. 연골이 광범위하게 닳으면 줄기세포로 재생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연세사랑병원은 3D프린터 등 첨단 공학기술을 접목해 고관절과 무릎·발목의 중심을 잇는 하체 정렬 축을 보다 정교하게 맞춘다. 기존 해부학적 각도만 고려해 일괄적으로 어느 부위를 절삭할지 결정하는 수술 방식보다 한 단계 진보했다. 만일 삽입한 인공관절의 각도가 틀어져 하체 정렬이 미묘하게 어긋나면 체중이 골고루 분산되지 않는다. 인공관절의 한쪽만 집중적으로 마모돼 결국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3D프린터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은 확실하다. 높은 수술 정확도로 인공관절 내구성을 늘리면서 수술 후 무릎 가동성을 크게 개선한다. 이는 치료 만족도에 긍정적이다. 연세사랑병원 연구팀이 퇴행성 관절염 말기 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무릎 인공관절의 수술 방식에 따라 하체 정렬 정확도가 일치한 비율, 수술 시간, 출혈량 등 수술 효율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3D프린터 맞춤형으로 수술한 그룹은 94.3%가 하체 정렬이 정확히 맞았다. 반면에 기존 방식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그룹은 그 비율이 74%에 불과했다. 평균 수술 시간도 3D프린터 맞춤형 인공관절 그룹은 62.1분으로 기존 방식(80.6분)보다 평균 18.5분 짧았다. 수술 중 출혈량도 3D프린터 맞춤형 인공관절 그룹은 107.9mL로 기존 수술 그룹(126.4mL)보다 적었다. 고 병원장은 “연세사랑병원은 인공관절 수술의 90%를 3D프린터 맞춤형 수술로 진행한다”며 “더 많은 사람이 건강한 무릎으로 생활하도록 돕는 게 인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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