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학회 ‘월성원전 삼중수소, 정말 위험한가’ 기자간담회
-정용훈 KAIST 교수 “삼중수소 발견 자연스러운 일”
-원안위 ‘민간조사단’ 구성 조사
-“정부 스스로 공신력 떨어뜨리는 것” 지적
월성 원자력발전소.[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지하수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 관련, 과학계가 주민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놔 파장이 예상된다. 배출량 산출기준도 잘못됐다는 지적을 제기해 정부와 여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18일 한국원자력학회·대한방사선방어학회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주제:‘월성원전 삼중수소, 정말 위험한가’)에서 “월성 삼중수소가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국민의힘 의원단과 함께 월성원전 현장을 방문한 결과,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 내부의 방사성물질 누출은 없는 상태이며 월성원전의 연간 삼중수소 배출량이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삼중수소는 자연 내에 존재하는 원소인데 원전 인근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발견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만약 저장조에서 누설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수집해서 처리하면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 보고서에 따르면 월성 원전 지하 배수관에서 삼중수소가 71만 Bq(배크럴)이 검출됐다. 지난 1982년 가동된 월성원전 1호기는 2017년 안전성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법원 결정으로 조기폐쇄 결정이 난 상태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기준치보다 18배 높은 71만 배크럴의 삼중수소가 배출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방사성물질 농도 기준이 잘못 적용된 것”이라며 “월성원전 삼중수소 연간 배출량이 30억 배크럴인 것에 비교해보면 이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전 주변 지역주민들과 일반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전원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월성원전 부지내 삼중수소 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관련 학회로부터 추천을 받은 전문가로 구성해 운영방식·조사범위·활동계획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함으로써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원전 부지 내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높게 측정된 지하수가 부지 외부 환경으로 유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원자력과 무관한 대한지질학회 추천을 받은 인사로 조사단장을 위촉할 예정이다. 조사단의 활동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원안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행정 및 기술지원을 담당한다.
조사단은 조사범위·활동 등에 대해 자율적으로 결정, 그 과정에 지역 주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도록 하고, 활동과정 등은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원안위는 “관련 학회로부터 추천받은 전문가로 조사단 구성이 완료 되는대로 조사단 명단을 발표하고, 조사단 활동이 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안위 조사가 과학계 주장과 배치될 경우 전문가 집단 내에서도 삼중수소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 교수는 원안위의 민간조사단 구성 조사계획은 스스로 전문성과 공신력을 포기한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부가 전문성을 가지고 정량적 관점에서 정확하게 평가해야 하는데 민간에 위탁한다고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면서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과학적 접근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려야만 한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