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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 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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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1500Km 미사일 개발 추진

상대국 사정권 밖에서 공격 가능

미 중거리 미사일, 일 배치 가능성

중 “가능한 모든 대응” 반발하자

미 압박 피하려 사거리 늘려 선수


한겨레

일본 육상자위대 12식 지대함 유도탄.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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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북한, 중국까지 타격 가능한 장사정 순항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 지역에 배치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일본은 ‘이미 준비하고 있는 만큼, 필요 없다’는 논리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정부가 장사정 순항 미사일을 추진하는 것은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압박해 올 경우 협상 도구로 사용하려는 노림수도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미국은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장관은 2019년 12월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나면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과 배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러시아, 중국, 북한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아시아 지역 미군기지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앞으로 일본에 미사일 배치를 타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미사일 배치는 일본엔 큰 부담이다. 가장 먼저 적의 표적이 될 수 있는데다 중국은 배치한 나라에 대해 보복까지 경고한 상태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우방이 미사일 배치를 용인한다면 가능한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여러 번 경고했다.

일본은 미국이 배치를 요청할 경우 ‘그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도록 미리 사거리를 늘린 미사일 개발을 진행시켜 둔다는 계획이다. 이 신문은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장사정 미사일은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압박할 경우 협상의 도구로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을 피하려는 장사정 순항 미사일 개발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되고 있다. 중국은 일본을 향해 “전수방위(공격받을 때만 군사력을 행사하며, 그 범위는 최소한으로 함)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행동으로 평화 발전의 길을 걷길 바란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사거리 150~200㎞가량인 12식 지대함 유도탄의 사거리를 5년에 걸쳐 900㎞, 최종적으로 1500㎞로 늘리고 여기에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다는 스텔스 성능도 개발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주변국의 미사일 능력이 향상되는 가운데 상대 사정권 밖에서 공격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춰야 일본의 안전도 지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산 장거리 순항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만 예산 335억엔(2491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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