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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재용 법정구속…삼성 정경유착 대물림 ‘단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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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86억에 징역 2년6개월 실형

공범 장충기·최지성도 법정구속

국정농단 사건 4년여만에 마무리

“삼성 준법감시제도 실효성 부족”

재판부, 양형 사유에 반영 안해


한겨레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열린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들어서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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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벌 총수 범죄에 대한 ‘3-5 법칙’(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는 관행)을 깬 판결이다.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삼성 쪽에 준법감시위원회 운영을 권고하면서 선처하려 한다는 우려가 법조계 안팎에서 나왔지만 재판부는 마지막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손을 들어줬다. 2017년 2월 구속된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기까지 약 1년간 수감됐던 이 부회장은 형이 확정될 경우 1년6개월의 형기를 더 채워야 한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18일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하여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묵시적이긴 하나 승계작업을 돕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해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했다”며 이 부회장의 86억여원 뇌물공여·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항소심을 파기하며 인정한 뇌물액수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마필계약서 허위 작성(범죄수익은닉), 국회 청문회에서의 위증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사유로 반영하겠다’고 했던 준법감시위가 “앞으로 발생 가능한 새로운 유형의 위험에 대한 선제적 위험 예방과 감시까지는 이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에서 양형 조건으로 참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국정농단 사건의 일부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그동안 정치권력이 바뀔 때마다 반복됐던 삼성 최고 경영진이 가담한 뇌물횡령죄의 연장선에 있기도 하다”며 “(준감위가) 실효성 기준에 미흡한 점이 있으나 시간이 흐른 뒤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법윤리경영의 출발점으로서 대한민국 기업 역사에서 하나의 큰 이정표라는 평가를 받게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공범으로 기소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에게도 이 부회장과 같은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승마 지원을 위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 접촉했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전무에겐 각각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선고가 끝난 뒤 이 부회장은 당황한 듯 허공을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재판부가 피고인들에게 발언 기회를 줬으나 이 부회장은 “네…”라고 답하며 고개만 끄덕였다. 이 부회장 쪽 변호인은 “이 사건 본질은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으로 기업이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당한 것”이라며 “그런 본질을 고려해볼 때 재판부의 판단은 유감이다. 판결문을 검토해보고 재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영 장예지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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