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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국제 밀 가격 7년만에 최고 수준…식품 가격 인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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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코로나19·옥수수 등 대체곡물 가격 상승 영향

한국 밀 자급률 1%대…식품업체 원가 압박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국제 밀 가격이 2014년 이후 최고점을 기록하면서 라면, 빵, 과자 등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지=미국 소맥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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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미국 소맥협회는 국제 밀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밀 선물 가격(미국 현지 시간 1월 12일 기준)이 2014년 12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하며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밀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풍부한 생산량, 기말재고량 전망 등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8월 이후 코로나19 사태 악화, 기후 변화, 국가간 이해관계, 대체작물 가격 상승 등 복합적 요인으로 최근 급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럽연합 내 밀 최대 생산국인 프랑스의 밀 생산량은 건조 기후 등의 요인으로 전년 대비 25%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밀 생산량 또한 전년 대비 11% 이상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 밀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기말 재고량이 줄었고 자연스럽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러시아 등 주요 농산물 수입, 수출 국가들의 움직임 또한 밀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합의로 지난 해부터 상당량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까지 지속적인 밀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최대 밀 수출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자국내 밀가루 및 식품가격 폭등에 따라 2월부터 부과되는 밀 수출세를 기존계획안보다 2배 수준까지 인상을 고려중이며 수출제한조치까지 내릴 전망이어서 이 역시 국제 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료 부문에서 대체 관계에 있는 옥수수, 대두의 가격 상승도 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남미 지역 가뭄으로 최대 곡물 수출국 아르헨티나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미국으로 이동했다. 이는 미국 농산물에 대한 기존 중국의 수요에 더해져 미국의 옥수수, 대두 수출가격 급등과 기말재고량 감소에 이어 밀 가격 상승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 밀 가격 폭등세는 밀 자급도가 낮은 우리나라의 식품물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용 밀 수요는 연간 215만t 수준이지만 국내 생산량은 3만t 수준으로 자급률은 1%대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난해 ‘제1차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2025년까지 밀 자급률 5%를 우선 달성한 후 2030년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재고 확보된 원료로 원가 부담을 감내했지만 국제 밀 가격이 6개월 이상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어 가격이 더 오른다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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