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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우리 동네 왜 빠졌나” 고속철 신설역 두고 전국 곳곳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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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노선·역사 노선 놓고…전국 곳곳서 마찰



이춘희 "행정수도 완성위해 세종역 필요"







KTX세종역은 충청권에 뜨거운 감자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를 완성하려면 KTX세종역 건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충남·북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최근 세종시가 KTX세종역 추진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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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범도민 비상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이 KTX 세종역 신설 건설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거제~경북 김천을 잇는 남부내륙고속철도와 대구산업 철도 건설을 놓고도 역사 건립 요구가 잇따르는 등 전국 곳곳에서 철도 역사와 노선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이 본격 추진됨에 따라 세종역 신설에 대한 공감대가 더 커질 것”이라며 “KTX세종역 건설을 계속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KTX 호남선이 지나가는 금남면 발산·용포리 일원 20만6000㎡ 부지를 역사 위치로 제시했다. 이곳은 오송역과 공주역에서 각각 22㎞ 떨어진 지점으로 교량 위에 역사를 건설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건립비는 약 1425억원 정도로 예상한다. 국토교통부가 “경제성이 없다”며 세종역 건립에 난색을 표시했지만 세종시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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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세종역 예정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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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북은 반발하고 있다.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 충북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세종역 신설은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 만든 세종시의 건설 목적에 반하는 행위”라며 “세종시와 서울시의 접근성이 좋아지면 수도권 인구가 분산되는 게 아니라 충청권 인구를 빨아들이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공주시 등도 “KTX세종역 건설은 충청권 갈등만 조장할 뿐”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해인사와 주민들 "해인사 역 건설"



18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187.3㎞) 사업은 2019년 1월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면서 가시화됐다.

이 철도는 경부선 김천역에서 대구 방면으로 가지 않고 김천~성주~고령~합천~산청~진주~고성~통영~거제 등으로 가는 노선이 검토되고 있다. 김천과 진주는 기존 역사를 활용하고, 경북 성주와 경남 합천, 고성, 통영, 거제는 지역별로 논의된 역사 후보지 가운데 최적 안을 선택할 계획이다.

경남 합천에 있는 해인사와 해인사 인근 주민은 역사가 합천읍으로 정해지자 인근 해인사역(합천군 야로면 일대) 을 주장하고 있다. 해인사역 유치 추진위원회 총도감 진각스님(해인사 총무국장)은 지난 1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남부내륙고속철도 합천해인사역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각스님은 “해인사와 가야산은 연간 100만명이 넘는 탐방객과 불교 신자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해인사역 유치 추진위는 지난 7일 국토교통부에 공청회를 다시 열 것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했다.

종착역인 경남 거제도 마을간 갈등이 있다. 이번에 거제는 상문동(대안1)과 사등면(대안 2) 두 곳이 정거장 입지로 꼽혔다. 이에 역사 유치에 공을 들인 사등면 주민들이 “2순위로 밀린 것 아니냐”며 반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다음 달 2일까지 지역별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완공 시점은 2027년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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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다목적체육관에서 대구산업선 철도사업 주민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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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선 달성역 건설 요구



대구에서는 대구산업선 철도 사업을 놓고 달성군 주민들이 새로운 역사 건설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대구산업선 철도사업은 서대구KTX역부터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까지 34.2㎞ 구간을 연결한다. 건설 계획인 정거장은 서대구역과 서재·세천역, 계명대역, 호림역, 설화명곡역, 달성군청역, 달성1차산업단지역, 테크노폴리스역, 국가산업단지역 등 9곳이다. 2027년 완공 예정이며 총 사업비는 1조4455억원이다.

달성군 주민들은 “대구도시철도 1호선과 대구 산업선과 접선되는 환승역 설화명곡역과 달성군청역 사이의 구간의 거리가 7㎞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역사 건립을 요구하며 시위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들이 원하는 방안이 반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서울~경기도, 지하철 3호선 연장 갈등



경기도에서는 서울과 연결된 지하철 3호선 파주 연장, 6호선 남양주 연장, 7호선 포천 연장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하철 3호선 연장(고양 대화~ 파주 운정~파주 금릉)을 놓고는 고양에서는 덕이지구와 가좌지구를 경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파주는 운정 1∼3지구와 교하지구 주민이 철도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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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하철 3호선 연장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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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에서는 지하철 6호선(서울 신내 차량기지~구리 농수산물시장)을 남양주까지 더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소란스럽다. 당초 남양주 마석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됐는데 GTX-B노선이 인천 송도∼서울 청량리∼남양주 마석 구간에 건설되는 데다 경춘선 전철까지 겹쳐 6호선 연장 노선이 무산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에 남양주시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중랑구·구리시 등과 의견을 교환한 뒤 마석 대신 양정역세권 개발지역에 붙이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자 마석과 평내·호평동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포천시민들은 “서울 도봉산에서 양주 옥정까지 연결되는 지하철 7호선을 포천까지 연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세종·창원·대구·수원·청주=김방현·위성욱·김정석·최모란·최종권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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