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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삼성 3대 악재, 리더십 공백·상속세 폭탄·입법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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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홀로 뒤처질 삼성

3% 룰 적용 등 입법규제도 난항

옥중에서 11조원 상속세 재원 마련해야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삼성이 사상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3년 만에 다시 구속되면서다. 삼성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리더십 공백과 함께 맞이할 반도체 '슈퍼사이클' 호황은 오히려 경쟁업체와 격차가 벌어질 ‘독’이 될 수 있다. 소위 ‘삼성생명법’ 등 각종 입법규제에다가 11조원이란 ‘상속세 폭탄’까지, 갖가지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형국이다.

▶슈퍼사이클에 홀로 뒤처진 삼성 = 삼성전자는 하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한 시기에 리더십 공백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업계는 코로나 수혜를 더해 이번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역대 최고 수준의 호황기를 맞이할 것이라 전망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19년 684억3300만달러에서 작년 846억5200만달러로 23.7%나 급등했다. 올해는 896억8800만달러(약 9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부회장이 구속된 시기에 파운드리 세계 1위 기업 TSMC는 사상 최고 투자를 예고했다. 최근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설비투자액이 250억~280억 달러(약 27조~31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작년 집행한 투자 규모(172억달러)는 물론, 전문가들이 예측한 수치(200억달러 내외)보다 크게 웃도는 규모다.

TSMC는 이 같은 설비투자 대부분을 5나노미터(㎚, 1㎚=10억분의 1m) 이하 등 초미세화 공정에 투자할 예정이다. TSMC는 애플, AMD, 엔비디아, 퀄컴 등의 주문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외주화를 검토 중인 인텔의 물량 역시 TSMC가 확보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경쟁업체가 사상 최대 규모 투자를 강행할 때에 삼성은 ‘투자 암흑기’를 맞이하리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삼성은 앞서 이 부회장이 첫 구속된 2017년 2월 이후 약 1년 동안 대규모 투자나 M&A가 전무했던 경험이 있다. 조원 단위의 대규모 M&A는 2016년 3월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필 TSMC가 사상 최대 실적과 투자를 강행할 시기에 삼성전자는 사법리스크를 맞이한 것”이라며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고, 이 기회를 놓치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2강이 아닌 1강 체제로 회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3월 감사 선임부터 3%룰 적용…입법규제 난제 = 입법규제도 삼성이 직면한 악재다. 이날 삼성전자 공시에 따르면, 현재 박재완·김선욱·김한조 등 3명의 삼성전자 감사위원 중 김선욱 위원은 올해 3월로 임기가 종료된다. 박재완 위원장이나 김한조 위원 등은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당장 삼성전자는 오는 3월부터 김선욱 위원 선출 과정에서 최근 통과된 상법 개정안의 ‘3%룰’을 적용 받는다. 헤지펀드 등 해외 투기세력이 지분을 3% 이하로 나눠 이사회에 진입할 우려가 있다. 감사위원이 되면 삼성전자의 기밀한 내부 정보까지 모두 열람할 수 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삼성생명법도 큰 변수다. 삼성생명법은 보험사가 특수관계인 주식가치를 평가할 때 취득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게 골자다. 시가 평가로 지분 보유를 총 자산의 3%로 제한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8.51%다. 삼성생명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약 20조원에 이르는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11조원 상속세 납부, 옥중 결정해야 = 삼성가의 천문학적인 상속세 납부도 해결해야 한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주식상속에 따른 상속세는 11조366억원이다. OECD국가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에 따른 결과다.

이 부회장은 옥중에서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상속세 납부의 경우 이 부회장과 가족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구속 상태에서 이를 논의해야 할 상황이다. 상속세 납부기한은 4월 30일이다.

코로나 사태 여파로 이 부회장의 일반 접견은 최소 4주간 중지되고, 면회 역시 변호인을 통하거나 스마트폰 등 전화 접견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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