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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8분에 1명꼴 사망···밀려드는 시신에 LA는 화장 규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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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2일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시소에서 주방위군이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을 이동식 영안실로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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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코로나19 최대 확산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가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해 화장(火葬) 규제까지 풀어야 할 상황이 됐다.

18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 등에 따르면 사우스코스트 대기질관리국(AQMD)은 LA 카운티에서 시행하던 화장 횟수 제한을 일시적으로 풀겠다고 밝혔다.

LA카운티는 대기질 오염을 막기 위해 한 달 단위로 화장 횟수를 제한해 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으로 제때 시신을 처리할 수 없게 되자 규제를 풀기로 한 것이다.

AQMD는 "현재 LA 카운티의 사망률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병원과 장례식장, 화장장은 시신 과포화 상태로 이 처리 속도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기준 LA 카운티 전역의 병원과 검시소에만 시신 2700구 이상이 쌓여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치로 LA카운티의 화장장 28곳은 횟수와 소각 온도 등 당국의 제한 없이 화장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열흘 동안 적용하되 상황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고 AQMD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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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콘티넨털 장례식장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한 남성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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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MD의 긴급 명령은 캘리포니아주 LA 카운티 공중보건국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LA카운티는 현재 8분에 한 명꼴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LA 카운티는 지난 16일 주 정부의 하위 행정 단위인 카운티로는 처음으로 누적 감염자가 100만명을 넘겼다. 누적 사망자도 1만3848명으로 절반 이상은 지난 두 달 사이 발생했다.

병원 등에서 시신이 과포화 상태에 이르자 주 정부는 병원 밖에 냉동 트럭과 시신 가방을 갖추고 이동식 영안실을 운영하고 있다. 각 카운티 장례식장에서는 평소의 6배에 이르는 30구의 시신을 처리한다. 시신을 염하고 화장하기까지 일주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

묘지의 수용 능력도 한계에 다다른 지 오래다. 2500에이커(약 1000만㎡)에 달하는 위티어의 로즈힐스 메모리얼 파크도 매장하기까지 최소 한 달을 대기해야 한다.

병원 시스템 붕괴도 시작됐다. 입원 환자 7300여 명 가운데 23%는 중증 환자이지만 의료용 산소 공급이 부족해 치료가 지연되고 있다. 상태가 악화해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가도 병실이 없어 최대 8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여기에 지난해 3월 덴마크에서 보고됐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L452R'까지 확인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주 12개 이상 카운티에서 발견된 이 변이가 대규모 집단 감염과 연관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중보건국은 "새해 연휴 여파로 앞으로 4~6주간 사망률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외출을 삼가고, 개인 방역 지침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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