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국내 조선사 수주 지속
선가 상승 기미 보이지만 본격화엔 물음표
선박 가격 상승?…아직 지난해 초만 못해
19일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15일 기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가격은 8650만달러, 2만30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1억4300만달러로 한 주 새 각 50만달러씩 상승했다. 이들 모두 국내 조선사가 강점을 보유한 선종이다.
더욱이 지난해 11·12월 두 달 동안 뒷심을 발휘해 전체 수주량 절반 이상을 쓸어담은 국내 조선사는 올해 들어서도 잇따라 수주 소식을 알리며 선전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업계는 본다. 선박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렸다보니 저렴할 때 미리 선박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더 클 뿐, 가격 상승을 이끌 만큼 수요가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료=클락슨리서치 |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새로 건조하는 선박 가격 흐름을 볼 수 있는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지난해 12월 125.60으로 1년 전보다 3.2% 하락했다. 125포인트대를 밑돈 것은 2017년 12월 124.88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이다.
2020년 초와 말 선종별 선박 가격을 비교해봐도 국내 조선사 주력인 액화천연가스(LNG)선 가격만 17만4000㎥ 기준 1억8600만달러로 유지했고 △VLCC 9200만→8500만달러 △1만3000~1만4000TEU 컨테이너선 1억900만→1억200만달러 등 다른 선종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아직 구매자 위주 시장…단기간 내 상승 쉽지 않아” 전망도
실제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대면 기업설명회에서 선박 가격 인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봤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009540) 대표는 “달러 약세, 선박에 들어가는 후판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선박 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다”면서도 “수주잔량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구매자인 선주 위주 시장에서 단기간 내 선가 상승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선박을 짓는 도크도 꽉 차있지 않다. 조선사가 2019년께 수주한 선박을 올해부터 건조하기 시작하는데, 대형 조선 3사 모두 조선소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 수준으로 설정한 수주 목표치조차 수년째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4년을 마지막으로 수주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올해 신년사에서 줄어든 수주잔량을 언급하며 “올해 수주목표 달성 여부에 회사 생존이 달려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슈퍼 사이클 당시엔 서로 선박을 빨리 인도하려 웃돈을 얹을 정도였지만 지금 발주는 저렴한 선가를 고려해 결정된 경우가 많다”며 “선가가 올라간다면 다시 발주가 주춤해질 수도 있어 선가 인상이 조심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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