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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감옥가서도 인강 찍어라" 1타강사 댓글부대에 폭발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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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에 의혹이 무성한 기업형 ‘댓글 알바부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입수능 국어 '1타'강사로 유명한 박광일씨가 댓글 조작 업체를 차려 경쟁 강사를 비방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다.



“최고경영자도 댓글알바 조장”



중앙일보

2019년 6월 댓글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박광일씨가 올린 사과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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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하게 활동하던 댓글부대에 대해 학원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원 관계자는 “학원 최고경영자가 나서서 댓글알바를 마치 고도화된 마케팅 전략인 것처럼 여긴다”며 “직원들에게 PC방에서 댓글 활동하라고 지침이 내려올 정도”라고 말했다.

댓글 부대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는 새로운 수업이 열리는 12~1월이다. 인터넷 강의뿐만 아니라 재수생 모집 시점에 맞춰 댓글 부대의 비방은 강사 개인을 넘어서 학원을 상대로 이어진다. 학원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12~1월에 나오는 학원글들은 홍보관계자가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보지 말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후발주자 학원 기업일 경우 상장해야 한다는 압박이 세기 때문에 댓글 부대를 대규모로 이용한다”며 “댓글 부대 비방이 있을 때 가만히 당할 수 없기 때문에 맞대응하다 이런 과도한 댓글 부대 경쟁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돈은 다 받아놓고…감옥가서도 인강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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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입시커뮤니티에서 올라온 댓글부대에 대한 수험생들의 반응. 커뮤니티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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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은 대부분 학원 정보를 대형 입시 커뮤니티를 통해 구한다. 여기에 섞여 있는 댓글알바를 구분해내기는 쉽지 않다. 2021년 대학 입학을 앞둔 이모(18)씨는 “고등학생 때 들은 인터넷 강의는 모두 수만휘(대형 입시커뮤니티)의 추천들을 참고한 뒤, 해당 사이트의 수업 후기들을 확인해 수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해당 사이트의 수강 후기엔 그 사람이 강의를 얼마나 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수강률이 퍼센트로 나와 있어서 댓글알바들이 조작했다는 생각까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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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입시커뮤니티에서 올라온 댓글부대에 대한 수험생들의 반응. 커뮤니티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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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입시커뮤니티에서는 구속된 박 강사 이외에도 “학원 댓글알바 너무 티 난다” “앞으로 인터넷 강의든 현강이든 강사하려면 댓글 알바는 필수인 듯”이라는 글들이 쏟아졌다. 일각에선 대형 입시 커뮤니티에서 올라오는 홍보성, 비방성 댓글부대를 견제하기 위한 자정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커뮤니티 내에서 내부고발자가 밝혀낸 댓글알바의 해당 커뮤니티 ID를 공유하는 식이다.

박씨의 인터넷 강의와 교재를 산 학생들의 비판도 거셌다. “박 강사가 구속됐는데 교재와 강의 환불은 어떻게 되는 거냐”“상품권으로 주는 거냐”“구속되고서도 강의를 찍어야 한다”는 게시글이 쇄도했다. 앞서 박씨는 2019년 6월 댓글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사과문을 올린 뒤 2020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강의까지 마무리하겠다는 입장 밝혔으나, 현장강의 외에 인터넷강의는 최근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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