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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통합·코로나 숙제 안고…바이든, 20일 백악관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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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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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당선인이 20일 정오(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 제46대 미국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19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서 워싱턴DC로 이동해 코로나19 사망자 추모 행사에 참가한 뒤 백악관 바로 옆 영빈관(블레어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뒤 20일 오전 플로리다주로 떠난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를 맞는 미국의 분위기는 과거 어느 때보다 무겁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국민의 생명과 일자리를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바이든의 당선에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지만 대통령으로서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게다가 극심한 대선 후유증으로 국론은 분열됐고 취임식은 전시를 방불케 하는 삼엄한 경계 속에 겨우 열리게 됐다.

미국을 재건하겠다고 선언한 바이든 당선인의 최대 강점은 풍부한 국정 경험이다. 무려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는 8년간 부통령을 맡았다. 반면 위기를 돌파할 카리스마나 구체적 실행 방안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취임식 장소인 연방 의사당을 비롯해 백악관과 링컨기념관, 내셔널몰 인근 상당 부분 도로와 다리,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의사당 주변이 펜스로 둘러싸인 가운데 CBS 방송은 "취임 주간이 시작되면서 워싱턴DC가 요새로 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내셔널몰 지역은 지난 15일부터 대중의 접근이 제한됐다. 도심 내 지하철역 13곳이 폐쇄됐으며 26개 버스 노선이 보안구역을 우회해 운행 중이다.

전미여객철도공사(암트랙)는 18일 취임식 보안 문제를 고려해 미국 북동부 지역 열차 운행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9~20일에는 워싱턴DC 남부 지역에서 열차 운행이 제한된다. 암트랙은 "도로 봉쇄와 주차 제한은 물론 환승 관련 변동 사항이 취임식 이후까지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수십 년간 암트랙을 이용해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서 워싱턴DC 의사당을 오갔으나 이번 취임식 때는 보안이 강화되면서 기차를 타지 않기로 했다.

또 18일에는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해 취임식 리허설이 잠시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의회의사당 부근 노숙자 캠프에서 작은 화재가 발생해 봉쇄령이 내려졌으며 불안감이 극도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워싱턴DC 내 대규모 주방위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연기가 피어오르자 취임식 리허설 현장에서 직원들이 공포에 질려 대피했다"고 덧붙였다.

켄 쿠치넬리 국토안보부 차관 대행은 이날 매체 인터뷰에서 취임식까지 주방위군 2만5000명이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히며 병력이 모든 상황에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쿠치넬리 대행은 "우리는 온갖 종류의 커브볼을 경험한다"며 "미국 국민을 최대한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해당 주방위군 2만5000명에 대한 신원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지 외신들은 "바이든 당선인이나 귀빈 참석자를 상대로 '내부자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취임식은 20일 오전 11시 30분 의사당 서쪽 야외 무대에서 개회사와 국가 제창, 기도로 시작된다.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바이든 당선인 순으로 정오 직전 취임선서를 진행한다. 정오가 되면 바이든 당선인은 대통령 신분으로 첫 대국민 연설을 내놓게 된다. 앞서 영국 가디언지는 바이든 당선인이 역대 미국 대통령이 즐겨 입던 남성 정장 브룩스브라더스 대신 랄프로렌 양복을 입고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역대 대통령 45명 중 41명이 브룩스브라더스 정장을 입어왔으나 해당 기업은 코로나19발 여파로 지난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코로나19로 행사 규모가 대폭 줄어든 만큼 취임식에는 1000명가량만 참석한다. 취임식에서는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부르고 제니퍼 로페즈가 축하 무대를 선보인다. 취임식 직후 진행되는 가상 퍼레이드에서는 록밴드 '뉴래디컬스'가 단 하루 재결합에 나서 공연을 펼친다.

같은 날 저녁 영상으로 진행될 축하 콘서트에서는 배우 톰 행크스가 사회를 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존 레전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본 조비 등을 비롯한 유명 가수들이 총출동한다. 공화당원이자 미국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50번 넘게 석권한 컨트리 가수 브룩스는 18일 기자회견에서 취임식 축하 공연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알리며 "우리 가문 최고의 날"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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