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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오바마 정부 ‘지한파’들 복귀…전통적 외교정책 회귀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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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라인 살펴보니

[경향신문]

조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외교·안보라인에는 과거의 ‘지한파’들이 다수 포진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동북아시아 문제를 다뤘던 이들이 요직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였던 예측 불가능하고 때론 유연했던 외교정책이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정책으로 회귀한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19일(현지시간)까지 완료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인선을 보면, 한반도를 잘 아는 베테랑들의 복귀가 눈에 띈다. 특히 외교정책 전반을 이끌 국무부에서는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이 돌아와 한 단계씩 높은 자리로 이동했다. 오바마 국무부 ‘넘버2’로 부장관을 맡았던 토니 블링컨이 바이든 국무부의 첫 장관으로, ‘넘버3’로 정무차관을 맡았던 웬디 셔먼이 부장관으로 각각 지명됐다.

‘전략적 인내’ 깊이 관여했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으로
부장관엔 한반도 전문가 셔먼

NSC 국가안보보좌관에는
북한 문제 경험 설리번 지명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 정책에 깊이 관여했던 블링컨은 지난해 9월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무엇을 얻었나? 안 한 것만 못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2015년 타결된 이란 핵합의에도 관여했던 그는 지난해 대북 비핵화 해법으로 이란 핵합의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끊임없는 협상으로 단계적 합의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북·미 정상이 담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2인자인 셔먼은 미국 내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다. 그는 빌 클린턴 정부에서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을 맡아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에 보조를 맞추기도 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접견했을 때도, 북한 관리 중에는 처음으로 조명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도 동석했다. 그는 2015년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정치 지도자가 민족주의 감정을 악용하고 과거의 적을 비난하면 값싼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가 한국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외교정책의 또 다른 축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이크 설리번이 지명됐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며 북한 문제를 경험했다. ‘아시아 차르’라고 불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에는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명됐다. 그는 중국의 굴기에 맞서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에 관여했다. 중국에 맞선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조하는 이 정책은 한국 정부에는 미·중 양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방부 부장관에 임명된 캐슬린 힉스 전 국방부 정책 수석부차관은 2012년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 합의나 아시아 중시 정책 등에 관여했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지명된 윌리엄 번스도 오바마 국무부에서 정무차관 등을 역임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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