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제임스 서먼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남북군사위원회를 통해 북한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합동 훈련 프로그램을 협상 카드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서먼 전 사령관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증명할 때까지 한국과 미국은 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는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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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 부차관보는 "한국이 북한과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북한과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지할 수 없다"며 "미국의 동맹으로서 그렇게 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내가 정부에서 일할 때 북한이 군사 훈련 문제를 제기하면, 그런 훈련은 오로지 미국과 한국의 소관이지 북한과 논의할 문제가 아니라는 게 우리가 규범으로 삼아온 답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각각 이끈 미국과 한국 정부는 양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북한이 화답하지 않은 또 다른 조치들을 취함으로써 북한에 크게 양보했다"며 "이는 준비태세의 약화를 가져왔을 뿐, 북한은 핵무기 역량과 탄도미사일 전력, 재래식 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강화해 왔다"고 비판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문 대통령의 제안은 한국의 안보 문제에 북한이 간섭할 명분을 주는 것"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한국의 안보 능력을 축소해 한국이 더욱 취약해지기를 요구한다"고 언급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연합훈련을 공격하는 것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기 위함"이라며 "김 위원장은 한미연합훈련이 방어적 목적임을 알지만 이 훈련을 정치전 전략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9·19 군사합의에 남북 군사당국 간 대규모 군사훈련과 무력증강 문제 등을 남북군사공동위에서 협의하기로 명시돼 있다"며 "우리 군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어떠한 문제도 남북군사공동위원회 등 군사회담을 통해 협의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미군과 한국군, 그리고 두 나라 민간인 지도자들은 준비태세 유지를 위해 군사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며 "이를 협상카드로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싱가포르 정상회담 말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주요 군사훈련을 취소했지만, 북한의 행동에 어떤 변화도 가져오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양보를 가로챈 뒤 더 달라고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또 "문 대통령의 제안은 북한의 지난 외교 행태를 무시한 것이고 희망을 경험보다 우위에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는 "축소·연기됐던 연합훈련을 모두 복원함으로써 약화한 전력과 준비태세를 북한의 증강된 군사력에 맞춰 재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베넷 연구원은 '김씨 일가가 대를 이어 주한미군 철수를 북한 주도 한반도 통일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는 역사적 기록을 소개하면서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데 연합훈련 중단보다 더 나은 수단이 또 어디 있겠느냐"며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과 반대로 행동하는 상황에서 훈련 중단은 타당한 양보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다만 "한미 양국은 북한 핵무기 비축량에 비례해 훈련을 계획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 수를 늘리면 연합훈련을 확대하고, 핵무기 수를 줄이면 연합훈련도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하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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