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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오경화' 된다더니… 결국 떠나는 최장수 장관 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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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2월 5일, 청와대에서 제3차 한-태평양도서국 외교장관회의 참석자들을 접견하기 위해 입장하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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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차기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이른바 ‘오(五)경화’ 예측이 불발됐다.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수장인 강경화 장관이 문 대통령과 5년 임기를 함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오경화’ 또는 강 장관의 성 이니셜을 딴 ‘K5’란 말이 돌았었다.

‘강경화 5년 재임설’은 지난달 4일 문 대통령이 ‘원년멤버’였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교체하면서 더 유력해졌다. 현 정권 출범과 동시에 장관직에 오른 원년멤버 가운데 강 장관만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지난해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권에서 제기됐던 ‘4ㆍ15 총선 차출설’도 마다했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북미, 한미관계를 안정적으로 끌어가기 위해 외교 수장을 유임시킬 것으로 봤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선택은 정권 초기부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협상과 한미 현안에 깊숙이 관여해 온 정의용 특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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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2018년 9월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73차 유엔총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수행원들의 3일간의 생활을 스마트폰으로 찍은 'B컷'을 공개했다. 사진은 유엔본부에서 행사를 기다리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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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정권 출범 직후 문 대통령의 강 장관 발탁은 파격 그 자체였다. 70년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인데다 비(非) 외무고시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주로 유엔에 몸담아 ‘4강 외교’ 경험이 전무한 것도 약점으로 꼽혔다. 이에 당시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외교는 장관 혼자가 아니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1ㆍ2차장 등 팀을 이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보완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청와대 주도로 북핵 이슈를 끌고 가면서 2018년 남북미 협상이나 북미회담 등에서 강 장관의 존재감은 미미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이로 인해 불거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파기 신경전 등 한일갈등 국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등 외교부의 잇단 성 비위에 대한 늑장 대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속에서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 여행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코로나19 국면에서 강 장관의 외교적 활약은 돋보였다. 코로나19 초기, 각국이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내리자 강 장관이 유창한 영어로 외신 인터뷰에 적극 임하며 K방역 성과를 널리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했다. 내부적으로는 강 장관이 취임 당시 ‘여성관리자 비율을 20%까지 확대하겠다’며 내세운 ‘외교부 혁신 로드맵’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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