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세금폭탄에 쏟아진 부동산 법인 매물, 개인들이 다 사들였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단지.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을 피해 법인들이 앞다퉈 주택을 매각했지만, 개인들이 대부분 흡수하면서 집값 안정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법인이 매도한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아파트 포함)은 모두 5만87건으로, 전달(3만3152건)보다 51.1% 급증했다.

지난해 말 법인이 주택 매도에 나선 것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된 법인 보유 주택의 양도세율 인상 조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법인의 주택 양도 차익에 대해 기본 법인세율(10∼25%)에 추가세율 10%를 더해 과세했지만, 올해부터는 추가세율이 20%로 올랐다.

지역별로는 경기(1만6644건)에서 지난달 법인의 주택 매도가 가장 많았다. 부산(4788건), 서울(4275건), 경남(4001건), 경북(3281건), 충남(3206건), 대구(2524건), 전북(2181건), 광주(196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에서는 지난달 법인 매도 거래가 전달(83건)보다 9배 넘게 증가한 754건을 기록했다.

법인이 일제히 매물을 시장에 쏟아냈지만, 대부분 개인이 흡수하면서 시장에 끼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지난달 법인이 매도한 주택의 92.4%를 개인이 매수했고, 4.4%는 다른 법인이, 3.2%는 기타 매수자가 사들였다.

당초 정부는 다주택자와 법인의 부동산 과세를 대폭 강화하면서 시장에 많은 매물이 쏟아져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에 ‘패닉 바잉’(공황구매)에 나선 개인들이 매물을 받아주면서 가격 하락 효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법인은 개인과 다르게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작년 말까지 매도 선택에 어려움이 따르지 않았다”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에다 전세난에 따른 매수 전환 수요가 계속 이어지면서 개인이 법인이 내놓은 주택을 대거 매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