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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꿈에 그리던 우리 아버지”…70년 만에 돌아온 전원식 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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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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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오셨다는 사실에 눈물만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6·25전쟁에서 산화한 국군 전사자 고(故) 전원식 일병의 유해가 7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전 일병은 1925년 청도군 대성면에서 태어났다. 6남 1녀 중 셋째로 집안의 대들보 역할을 했다. 전 일병은 24살이 되던 1949년에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 2년 만에 가족과 생이별할 수밖에 없었다. 6·25전쟁에 참전하면서 아내와 두 살배기 딸을 남겨 두고 고향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전 일병은 국군 제8사단 10연대 소속으로 1951년 2월 가평지역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 일병의 유해 발굴은 뜻밖의 제보로 이뤄졌다. 경기도 가평군에 거주하는 주민이 국방부로 제보 전화를 하면서다. 제보자는 “6·25전쟁 때 부상을 입은 군인 두 명을 집에서 돌봤는데 돌아가셔서 선산 근처 숲 가마터에 매장했다는 이야기를 어릴 적 들었다”고 했다.

고인의 유해는 2015년 10월19일 가평군 북면 목동리 일원에서 발굴됐다. 유해 유전자는 전 일병의 딸 전정숙(73)씨와 일치했다.

전씨는 “너무 어릴 때 돌아가셔서 평생 아버지라는 이름을 불러 본 적이 없다”면서 “아버지가 돌아오셨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심경을 전했다.

경북 청도군은 20일 ‘호국의 영웅 고 전원식 일병 귀환행사’를 가졌다. 전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전 일병이 가족의 품으로 귀환하게 돼 가슴이 뭉클하다”면서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호국영웅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유가족 지원에 힘쓰겠다”고 했다.

청도=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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