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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정부 압박에 법인 주택 매물 쏟아지자…개인이 90%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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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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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양도세 인상을 염두에 두고 법인들이 지난해 말 주택을 대거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패닉바잉(공황 구매)’에 나선 개인들이 법인 매물을 사들이면서 정부 기대와 달리 집값 하락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법인이 내다 판 주택은 총 5만87채로 전월(3만3152채)보다 51.1% 늘었다. 법인이 매도한 월간 주택 건수로는 지난해 7월(5만642채) 이후 두 번째로 많다.

법인이 처분한 주택 상당수는 ‘절세 매물’로 추정된다. 정부는 법인을 활용한 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지난해 6·17대책과 7·10대책에서 법인에 대한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을 크게 올렸다.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7월 법인 매물이 쏟아진 뒤 양도세가 오르는 올해 1월을 앞두고 법인 매도 건수가 지난해 12월 다시 5만 채를 넘었다. 지난해 말까지 법인이 주택을 팔면 양도세는 기본세율(10~25%)에 10%포인트를 더해 과세했지만 올해 1월부터 20%포인트를 추가해 양도차익의 최고 4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법인 매물은 늘었지만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국 집값 상승률은 0.9%로 전월(0.54%)보다 더 가팔랐다. 올해도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법인 매물이 시장에 풀리면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었다. 매물이 쌓여야 가격이 내려가는데,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에 패닉바잉에 나선 개인들이 법인 매물을 사들이면서 집값 하락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법인 매물 92.4%는 개인이 사들였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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