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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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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붕괴 위기 속 신임투표서… 콘테 伊총리,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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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이어 상원에서도 가결

찬성표 과반 확보에는 실패

입법 등 국정 운영 험로 예고

세계일보

주세페 콘테(사진) 이탈리아 총리가 연립정부 붕괴 위기에서 가까스로 기사회생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상원은 콘테 총리가 이끄는 연정에 대한 신임안을 찬성 156표, 반대 140표, 기권 16표로 가결했다. 신임안이 전날 하원에 이어 이날 상원도 통과하면서 콘테 총리와 오성운동(M5S)·민주당(PD) 연정이 당분간 연명하게 됐다.

그러나 이날 찬성표가 절대 과반(161표)에는 미달하면서 연정의 의회 기반이 취약해졌음이 확인됐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향후 입법 과정 등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런던에 본부를 둔 정치 컨설팅 업체 테네오홀딩스의 볼팡고 피콜리 공동대표는 “이탈리아에서 소수정부는 전혀 낯설지 않지만, 2차 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 유럽연합(EU)으로부터 지원받는 코로나19 회복기금 2090억유로(약 279조원)를 어떻게 쓸지 다년간의 지출 계획을 소수정부가 세우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정 붕괴 위기는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정당 ‘생동하는 이탈리아’(IV)가 지난 13일 연정 탈퇴를 선언하며 촉발됐다. 상원에 18석을 보유한 IV의 이탈로 연정은 상원 과반이 무너졌다.

지난해 9월부터 반체제정당 M5S, 중도좌파 성향 PD와 연정을 운영해 온 IV는 EU로부터 보조금 및 저리 대출 형태로 받기로 한 코로나19 회복기금 사용 계획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또 보다 금리가 낮은 유럽판 구제금융 ‘유럽안정화기금’(ESM)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그럴 경우 EU의 가혹한 긴축정책이 우려된다는 M5S와 충돌했다.

콘테 총리는 8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감염병 대유행의 한복판에서 정부가 붕괴하는 일은 막아달라고 호소하면서 내각 개편, 경기부양책 조속 처리 등을 약속했다. 콘테 총리는 지난해 초 첫 번째 코로나19 대유행에 단호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가 치솟았으나, 이후 대응 과정에서 무계획적인 추가 방역 조치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사업체들에 대한 빈약한 재정지원 등으로 신뢰를 잃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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