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몸 1·2'·'내일을 위한 내 일'·'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말하는 몸 1·2'(문학동네)는 다양한 삶의 이력을 지닌 여성 88명의 몸 이야기와 이를 기록한 두 여성 제작자의 에세이다. 질병, 우울, 출산, 직업병, 성폭력, 성 정체성, 다이어트, 운동, 탈코르셋, 연대 등 여성의 삶을 말하는 여러 주제가 몸의 고백에서부터 시작된다.
여성들이 자신의 몸과 삶에 대해 말하는 오디오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한 유지영 기자와 박선영 PD는 인터뷰에서 "몸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등의 질문을 던진다.
비슷한 이야기가 중복될 것이란 걱정과 달리 몸에 대한 답변들은 하나하나 달랐다고 한다. 평생 육체노동자로 일하며 세 아이를 키운 미싱사 김명선에게 몸은 "유일한 재산"이며 작은 키에 소극적으로 살아왔던 번역가 노지양에게는 "나를 더 먼 세상으로 데려다주는 수단"이며 장애여성공감 전 대표 배복주에게는 "연애 관계에서 '하자가 있다'고 여겨지던 몸" 등이었다.
이 밖에도 날씬하지 않고 식욕이 왕성한 요가 강사, 하루 300㎉씩 섭취했던 섭식장애 경험자, 여름이 끔찍하게 싫은 다모(多毛)인, 구두를 신고 태평양을 걸어서 건넌다는 승무원, 위험 상황에서 '인간 방패'가 되는 활동가 등 다양한 직업군, 다양한 경험, 다양한 관점의 몸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21회 양성평등미디어상 최우수상을 받은 오디오 다큐멘터리를 글로 옮기면서 편집된 부분들을 추가로 정리해 공개했으며 각 출연자 에피소드에 제작자의 에세이를 더했다.
이다혜 작가의 인터뷰집 '내일을 위한 내 일'(창비)은 동시대 여성들이 일하는 풍경을 보여주며 자신에 맞는 일을 찾도록 일곱 개의 레퍼런스를 전한다.
영화감독 윤가은, 배구 선수 양효진, 바리스타 전주연, 작가 정세랑, 경영인 엄윤미, 고인류학자 이상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등 다르게 일하며 각별한 성취를 쌓은 여성 7명이 일과 직접에 관한 생각을 밝힌다.
직업을 발견하는 단계에서 꿈이 없어서,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고민이라면 이상희 교수 편이 참고가 될 수 있다. 이 교수의 경력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원치 않는 방향을 분명히 알고 걸어가면서 쌓였다. 음대 입시생이던 고등학생 때 피아노 연주를 원치 않아 고고미술사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결혼에 의지해 집을 떠나고 싶지 않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고인류학을 공부했다. '이 길이 맞나'하는 고민에 매이는 대신 심드렁하게 계속한 것이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한겨레출판)은 유선애 작가가 2030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90년대생 10명과 심도 있게 나눈 대화를 엮은 책이다.
인터뷰의 주인공들은 영국 BBC '사운드 오브 2018'에 한국계 뮤지션 최초로 이름을 올린 예지(Yeaji), 공상과학소설(SF)에서 여성이 할 일을 새롭게 보여주는 소설가 김초엽, 밴드 새소년의 황소윤,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의 재재, 다큐멘터리 감독 정다운, '메기', '야구소녀' 등 동시대 여성들과 긴밀히 교감하는 작품으로 필모그래피를 선보이는 배우 이주영, 대한민국 여자 사이클의 간판 김원경, 여성 인권, 동물권 등을 패션업계에서 실현하는 모델 박서희, 영화감독 이길보라, 작가 이슬아 등이다.
작가는 "내일처럼 느껴지는 것들을 오늘, 이 자리에서 하고 있는" 이들 10명에게 본업과 젠더 이슈, 개인사에 관해 질문하며 '온전히 되고 싶은 나로 살아가는 방법'을 묻는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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