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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돌아왔다… 안으론 통합 밖으론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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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로 본 바이든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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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미 의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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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취임사에서 코로나와 민주주의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사회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가 내건 해법은 안으로는 ‘통합(unity)’, 대외적으론 ‘동맹(alliance)’ 복원이었다. 미국의 전통적 가치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는 “통합이 없으면 평화도 없고 씁쓸함과 분노만 있을 뿐”이라며 “미국 통합에 영혼을 걸겠다. 통합이 전진의 길”이라고 했다. 그는 약 20분간의 연설에서 ‘우리(we)’를 106번, ‘통합’과 ‘통합하는 것(uniting)‘ 등의 단어를 11번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를 거론하며 “폭력이 흔들었던 의사당에 우리는 하나님 아래 (취임식을 위해) 한 민족으로 모였다”며 “이 시간, 민주주의가 승리했다(democracy has prevailed)”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나는 모든 미국인들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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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행정명령… 트럼프 정책 뒤집기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백악관 집무실의‘결단의 책상’에 앉아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바이든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고, 세계보건기구 탈퇴 작업을 중단할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 등 총 17개의 행정명령과 각서에 서명했다. CNN은 17개의 조치 중 9개가‘트럼프 뒤집기’와 관련 있다고 보도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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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관계에서 동맹 복원도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어제의 도전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을 복구하고 다시 한번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며 “단순히 힘의 모범이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정책 기조 아래 동맹 강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종말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앞으로 한국 등 아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유럽 동맹과의 결속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취임식 직후 백악관으로 들어오자마자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는 행정 조치에 서명하는 등 ‘트럼프 뒤집기'에 들어갔다. 다만 ‘통합’을 선언한 만큼 트럼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하지 않았다. 바이든은 “할 일이 많아 과감해져야 한다”며 “우리는 이 시대의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로 (역사에서)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낭비할 시간없다”… 불법체류 구제, 마스크 의무화 등 17건 결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치고 돌아온 20일(현지 시각) 오후 5시쯤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백악관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 앞에 앉았다. 그는 기자들을 향해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당장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책상 위에 수북이 쌓여 있는 결재 서류에 하나하나 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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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첫날 주요 행정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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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트럼프·오바마 취임사 비교

바이든이 이날 사인한 행정명령(executive order)과 각서(memoranda) 등은 총 17개다. 행정명령은 대통령 권한으로 발동하는 것으로 의회를 거치지 않지만 입법과 비슷한 효력을 가진다. 각서도 대통령이 연방기관에 직접 하달하는 지시여서 사실상 행정명령과 비슷한 효력을 지닌다. 다만 행정명령은 일련번호를 부여받는다는 점에서 좀 더 상징적인 조치로 평가받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오바마 케어(전 국민 의료보험 가입제)’ 폐지를 위한 행정명령에만 사인했다. 바이든은 그보다 훨씬 많은 행정명령에 사인함으로써 트럼프 시대와 빨리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CNN은 “바이든이 어떤 대통령보다 더 빠르고 공격적으로 전임자의 유산을 해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17개의 조치 중 9개가 ‘트럼프 뒤집기’와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의 7대 국정 과제로 ▲코로나 ▲기후변화 ▲인종 평등 ▲경제 ▲보건 ▲이민 ▲글로벌 지위 회복을 명시했다. 바이든의 ‘트럼프 뒤집기’는 대부분 이들 영역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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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년 된 家寶성경에 손얹고 취임 선서 - 조 바이든(왼쪽) 미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오른쪽) 여사가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이 성경은 1893년부터 바이든 집안에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바이든은 이날 취임사에서“오늘 내 영혼은 오직‘미국을 하나로 모으는 것’에 달려 있다”고 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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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우선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고,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작업을 중단할 것을 지시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대응을 두고 트럼프와 갈등을 빚은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을 WHO 미국 대표로 임명했다. 트럼프는 “(각종 기준이) 미국에 불공평하다”며 파리 협약에서 탈퇴했고, 코로나와 관련해 중국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WHO 탈퇴를 지시했다.

바이든은 또 캐나다산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하는 ‘키스톤XL’ 송유관 사업에 대한 대통령 허가를 철회하도록 지시했다. 또 송유관 사업을 포함해 트럼프가 했던 100건 이상의 환경 관련 조치를 재검토하거나 되돌리도록 명령했다고 CNN은 전했다. 키스톤 송유관 사업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환경오염을 이유로 중단시켰지만, 트럼프가 ‘규제 철폐’를 명목으로 되살렸다.

바이든은 또 트럼프가 추진한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시키기 위해 군 예산을 장벽 건설에 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명령도 내렸다. 트럼프는 장벽 예산이 의회에서 막히자, 국경 지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자금을 전용해 장벽을 쌓아왔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테러 위협을 이유로 일부 무슬림 국가들에 대해 취한 입국 금지 조치도 없던 일로 만들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테러 가능성을 이유로 이라크 등 이슬람권 7개 국가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은 이어 트럼프가 내린 불법 이민 단속 확대 지시도 되돌리라고 명령했고, 미등록 불법 체류자들을 인구 조사에 포함시키지 말도록 한 조치도 폐지토록 했다.

바이든은 이 밖에도 불법 체류 중인 미성년자와 청년에게 취업 허가를 내주고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인 ‘다카(DACA)’ 제도를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트럼프는 이 제도 폐지를 추진했지만, 대법원이 판결로 제동을 걸어 폐지에 실패했다. 미 국토안보부도 이날 바이든 정부의 기조에 맞춰 향후 100일간 비시민권자 추방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산하 기관에 지시했다.

바이든은 코로나와 관련해 앞으로 100일간 마스크 착용을 촉구하면서 연방 시설물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코로나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세입자 보호를 위해 퇴거 조치 유예와 연방 학자금 대출 이자 유예 등이 포함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바이든은 “오늘 행정적인 조치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바이든이 향후 10일간 53건의 행정 조치에 서명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또 백악관에 입성한 뒤 자신이 임명한 약 1000명의 참모·직원들을 화상회의에 초대해 “나와 같이 일하는 동안 다른 동료를 무례하게 대했다든가 누군가를 폄하했다는 말이 들리면 그 자리에서 해고할 것이다. 예외는 없다”고 했다. “모든 사람은 예의와 존중으로 대해질 자격이 있는데 (트럼프가 집권한) 지난 4년 동안 그것이 사라졌다”는 이유에서였다.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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