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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단독] 애플, 5G강국 한국에 손짓…"스노우 같은 대박 앱 또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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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리사 잭슨 애플 환경·정책·사회적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가운데)이 2019년 인도네시아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에서 나디(Nadi) 앱 개발자들의 설명을 듣는 모습 . [사진 제공=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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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한국에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 설립 계획을 밝혔다. 리사 잭슨 애플 환경·정책·사회적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은 24일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면서 "스노우·카카오뱅크 같은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한 재능 있는 한국 개발자들을 안다. 한국 개발자들은 전 세계 iOS 앱 경제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둬왔다"며 "기존 애플 아카데미 졸업생들의 성공사례처럼 전 세계에서 고객을 만나고자 하는 한국의 차세대 혁신가, 기업가, 프로그래머를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저희 목표"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환경보호청(EPA) 청장을 지낸 잭슨 부사장은 2013년부터 애플에 합류했다.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발표한 '인종차별주의 타파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를 비롯해 애플 생태계 활성화 정책 전반과 개발자 아카데미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개발자 아카데미는 애플이 세계 각 대학과 손잡고 미래 개발자를 키워내는 1년짜리 무료 교육과정이다. 현재 브라질·이탈리아·인도네시아에서 운영 중이고 올해 미국 디트로이트에 이어 한국에도 설립될 예정이다. 전공이나 코딩 경력과 관계없이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이탈리아 애플 아카데미에는 다른 유럽 국가들은 물론 홍콩 등 전 세계 개발자들의 지원이 밀려든다. 잭슨 부사장은 "저희는 누구나 코딩을 배울 수 있다고 믿고, 코딩 능력을 길러줄 세계 최고 강사진을 갖추고 있다"며 "아카데미 수강생들은 애플 가족의 일원이 되고, 뛰어난 실력으로 애플에 취업한 졸업생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디트로이트,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에서도 모든 애플 아카데미 수강생이 커리어를 쌓는 데 필요한 준비와 지원을 든든하게 할 수 있도록 졸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고 실무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 잠정 동의의결안에서 밝힌 1000억원 규모 상생 지원안 중 하나로 250억원을 투자해 연간 200명 규모의 교육생을 선발하는 개발자 아카데미를 한국에 설립하고 지역 대학, 스타트업과도 협업해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이 애플의 스마트폰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본사가 있는 곳임을 고려하면 단순한 상생 지원 방안을 넘어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20만개의 iOS 앱 경제 관련 일자리를 비롯해 총 32만5000여 개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이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애플 iOS는 안드로이드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지만 아이폰·애플워치·아이패드 등 운영체제(OS)가 동일해 하나의 언어로 넓은 플랫폼을 다룰 수 있고, 유료 앱 시장 규모도 커 개발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특히 한국은 iOS 개발자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몸값이 높은 나라로 꼽힌다.

애플 아카데미는 기업가·창작자·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직종의 기본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교육과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앱 개발과 디자인은 물론 코딩과 마케팅 기획까지 배운다. 수강생들은 팀을 이뤄 3주~4주마다 직접 앱을 만들어 앱스토어에 올리고, 대회에 나가 실전에서 실력을 겨룬다. 매달 앱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실력을 입증할 만한 앱 포트폴리오를 갖게 된다.

잭슨 부사장은 "이탈리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졸업생들을 만났는데, 아카데미가 어떻게 이들의 진로를 바꿨는지에 대해 듣고서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며 "한국 수강생들이 어떤 놀라운 일들을 이뤄낼지 벌써부터 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아카데미 졸업생인 산드로(Sandro)는 '스핀그램(Spingram)'이라는 논리 퍼즐 앱을 창안하고 개발했는데 해당 앱은 전 세계에서 수십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147개국에서 오늘의 게임으로 선정됐다. 산드로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전문 개발자가 될 수 있는 동기부여,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출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한다. 미카엘라(Micaela)는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iOS 증강현실 개발자로서 꿈꾸던 취업에 성공했다. 잭슨 부사장은 "산드로나 미카엘라 같은 수강생을 만나보면 아카데미 프로그램이 참여자들에게 정말 다양하고 폭넓은 기회를 열어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과 2020년 연속 애플 세계개발자대회(WWDC) '스위프트 학생 공모전' 장학생으로 선발돼 현재 센드버드에서 근무 중인 이재성 씨(25)는 "WWDC 장학생으로 애플 본사에 가보면 350명 중 70~80명을 차지하는 브라질, 그리고 유럽에서 온 친구들 대부분이 애플 아카데미 출신이었다"며 "한국에 아카데미가 생기면 지금은 부족한 한글 자료가 많이 생겨나고 iOS 개발자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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