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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기고] 절대우위 공격형 미사일 전력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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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정은은 최근 열린 8차 당대회에서 전술핵 개발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남한을 주 타깃으로 삼겠다는 것이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흔들림 없이 핵 고도화로 가겠다는 작심 발언이다. 그간 즐겨 쓰던 '조선반도 비핵화'란 말은 2021년 신년사를 대신한 김정은의 친필서한은 물론 당대회 개·폐회사나 총화보고 어디에도 없다. 핵전쟁 억제력을 더 강화하고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겠다는 김정은이다. 매년 10개 이상 분량의 핵물질을 생산하는 북한은 이제 70개 내외 핵탄두를 보유한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다.

그런데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핵능력 고도화를 뒷받침할 신종 병기의 등장이다. 지난 1월 14일 열병식에서 북한군은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남 공격용 신무기들을 들고나왔다. 그 중심에 개량형 KN-23이 있다. KN-23은 종말 단계의 불명확한 비행 궤적 등 특수한 비행 유도 방식으로 탐지 및 요격이 매우 어려운 발사체로 매우 위협적이다. 고체연료를 쓰고 궤도형 이동식 발사대까지 갖춘 KN-23는 전술핵탄두 투발 수단으로 개발되고 있어 우려가 크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함께 신종 병기들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 비핵화는 요원해지고 여러 종류의 신형 병기가 무기화되어 대남 군사위협 수준은 되레 높아진 형국이다. 문제는 이러한 북한의 실존적 위협을 억제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우리의 대비태세가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동맹국 미국이 핵우산과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군사력으로 확장 억제를 제공한다지만 지원 수단 '보장'에 대한 신뢰는 또 다른 현실적 문제라고 본다. 상황이 이토록 위중하니 더 이상 희망적 사고에 갇혀 김정은의 '선의'만 기다려선 답이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김정은의 의지를 분석할 것이 아니라 북한군의 실질적 능력을 보고 대응하기를 촉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현재 우리 군의 대응체계는 방어 중심의 전략에 기초한다. 그러다 보니 북한 무기체계에 약간의 기술 변경만 있어도 우리 군의 방어체계는 거의 무용지물이 되는 비효율적 구조다. 따라서 고비용의 방어 중심 전략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요격미사일 확충 대신 절대 우위의 공격형 미사일 전력 중심으로 가야 강한 억제력을 담보할 수 있다. 다층 방공망은 천문학적 비용만 들고 억제력은 담보가 안 된다. 공격용 무기체계보다 수십 배 비용을 써도 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북한의 취약점은 국가 중심과 전략적 중심이 하나라는 데 착안해 이를 제압할 수단을 갖춰야 한다. 적의 중심을 파괴할 수 있는 치명적 공격능력 극대화가 요구된다.

한미 확장억제정책위원회를 통한 맞춤형 억제 체제의 신뢰성 확장과 함께 우리 능력으로 가능한 독자적 대응책 구비에 나서야 한다. 전술핵에 버금갈 정도로 탄두를 장착한 공격미사일 개발이 답이다. 2.5t이 넘는 고중량 탄도를 탑재한 마하 10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고위력 탄두를 장착할 극초음속 미사일 연구가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어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때마침 국방부가 별도의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한 것은 시의적절한 대응이다. 정밀도를 높이고 광역 융단폭격 수준의 고중량 탄두를 탑재할 수준의 미사일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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