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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野 ‘100% 여론조사’ 보선 경선룰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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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지지층 참여해 역선택 우려… 지지율 최소 5~10% 차이날수도”

일부 후보들 경선룰 수정 요구

공관위, 24일 후보 14명 면접

국민의힘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당 후보 경선에서 100% 여론조사 방식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 당 일각에선 “문파(문재인 대통령 지지층)들에게 우리 후보를 뽑도록 할 것이냐”며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야당 경선 여론조사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포함되면 각 후보 지지율이 최소 5∼10%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한다”면서 “결과 왜곡의 문제에 대해 일부 후보 진영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여론조사 80%, 당원투표 20%’를 본 경선룰로 정했지만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한 뒤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100% 여론조사로 경선룰을 바꿨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안 대표와의 단일화 논의를 ‘당 후보 선출 뒤’로 못 박으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일부 당원들은 “문파 손에 당 후보를 뽑도록 방치하고 있다”며 “경선룰 전체 틀을 바꾸진 못하더라도 역선택 방지책은 있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이종구 김선동 전 의원 등 당 활동을 오래해 당원 지지자들이 많은 후보들은 ‘경선룰 수정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역선택 가능성을 배제하고 그냥 간다는 것은 정당정치의 원칙과 잘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원 투표 비율을 20%로 하는 당초 안이 바람직하다”고 했고 나 전 의원은 MBC 인터뷰에서 “사실 당을 지켜 오신 당원 여러분들에게는 굉장히 죄송한 부분”이라고 현 경선룰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적도 있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한 14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나 전 의원의 면접에선 “대의(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나 전 의원은 “지도부 결정에 따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장 차림에 검은 운동화를 신은 나 전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필승전략으로 ‘죽을 각오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우리 당 경선 열차는 출발했지만 어떤 정거장에서든 안 대표가 함께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면접에서 “안 대표가 입당하면 불출마하겠다는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하게 된 경위가 뭐냐”는 질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은 “우리 당 후보가 결정된 다음의 단일화 논의는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며 “야권 분열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는 걸 원천 봉쇄하기 위한 충정 어린 제안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윤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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