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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UNIST, 전하이동도 가장 높은 '2차원 유기반도체 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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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범 교수팀 연구…"유기반도체 개발에 큰 진전 기대"

연합뉴스

C5N의 구조와 반도체 소자 응용 모식도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전하이동도(mobility)를 개선한 고성능 2차원 유기반도체 소재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 연구팀은 방향족 고리화 반응을 통해 '씨파이브엔(C5N) 2차원 유기 고분자 구조체'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구조체를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어 반도체 트랜지스터 소자에 쓰면 전하이동도가 수십 배 이상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염화수소를 도핑하면 전기전도도(conductivity) 또한 크게 높아져 전도성 물질로 쓸 수 있다.

유기반도체는 유연하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낮은 공정비용과 물성 조절의 용이성 등 다양한 장점 때문에 무기물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소재로 최근 수십 년간 활발하게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유기반도체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전하이동도 때문에 무기반도체 소재를 대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전하이동도란 소재 내부에서 전자나 정공이 움직이는 빠르기다.

전하이동도가 낮은 소재로 반도체 소자를 만들면 전기적 신호 전달이 더뎌지고, 디스플레이 등에서 색상 변환 지연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연구팀은 두 종류의 화학물질인 헥사아미노벤젠과 파이렌에트라케톤을 반응시켜 씨파이브앤 구조체를 얻었다.

이 구조체는 탄소로만 6각 고리를 이루는 그래핀과 달리 2차원 구조에 균일한 기공과 질소 원자가 첨가돼 전하이동도가 우수하다.

이제껏 보고된 유기반도체 전하이동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구조체의 고리 구조는 방향족 고리화 반응(반응 결과물이 벤젠 고리와 같은 방향족이 되는 화학 반응)을 통해 얻은 것으로 매우 안정적이며, 600도 고온도 견딘다.

연합뉴스

연구팀 모습
자비드 마흐무드 박사(오른쪽)와 노혁준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1 저자인 자비드 마흐무드(Javeed Mahmood) 박사는 "구조의 모든 부분이 고리 모양으로 이뤄져 있어 기존 2차원 유기 구조체보다 화학적, 열적 안정성이 높다"며 "각종 고온 조건에서도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구조체는 기존 전도성 고분자인 사슬형 폴리아닐린보다 전기전도도가 우수하며, 염화수소를 도핑하면 전도성이 140배 이상 향상돼 다용도 전도성 고분자로 쓸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백 교수는 "이번 연구로 2차원 고분자를 유기반도체 재료로 사용했을 때의 고질적 문제인 낮은 전하이동도를 극복했다"며 "앞으로 유기반도체 소자 개발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20일 자로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BK21 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 U-K 브랜드 육성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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