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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기자수첩]안방 내준 국산 타이어, '품질'로 승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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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왜 정부에 건의합니까? 품질로 경쟁해야죠!'

국내 타이어업계가 완성차에 자사 타이어가 많이 장착되도록 정부에 건의했다는 기사에 달린 독자들 반응은 싸늘했다. 한국, 금호, 넥센 등을 회원사로 둔 대한타이어산업협회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국산 고급 승용차 출고 시 국산 타이어 장착 기회를 제공하도록 지원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전자신문

미쉐린이 개발한 미래형 에어리스 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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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2019년 3월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 신차용 타이어를 수입 타이어로 채택했다는 소식을 처음 알렸다. 고급 중·대형차 등 일부 차종에 장착하던 수입 타이어를 대중 중형차에 적용한 것이다. 이후 기아차 카니발 등 다른 대중차로도 수입 타이어 채택률이 높아졌고, 제네시스는 GV70까지 모든 제품에 수입 타이어를 전면 도입했다는 후속 보도에 독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타이어는 수만 가지 자동차 부품 가운데 유일하게 상표가 밖으로 드러나는 주요 부품이다. 지면과 맞닿아 안전과 연비는 물론 승차감까지 책임진다. 완성도가 더 높은 차량을 만들기 위해 핵심 부품을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바꾸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완성차업계는 국내 부품사 외에 콘티넨탈, 보쉬 등 글로벌 기업들과 공고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동반 성장을 호소하기 전에 타이어업계가 스스로 경쟁력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업계는 유럽과 미국의 주요 자동차 전문지나 소비자 기관 성능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며 자사 제품을 홍보한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실제 순위는 중상위권이 대다수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5년 제네시스 공급 제품에서 품질 불량이 발생, 4만대 이상을 전량 교체한 전례도 있다. 국내 공급을 늘려 가고 있는 미쉐린, 콘티넨탈, 굿이어, 피렐리, 브리지스톤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평판과 소비자 선호도가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국내 완성차업계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산 타이어 장착에 정부의 정책 개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품질에 자신이 있다면 건의문이 아니라 수입 타이어와의 성능 테스트 결과를 내놓길 제안한다. 적당한 가격과 품질로는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후발 주자들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기 어렵다. 기술력과 품질로 당당하게 승부하는 글로벌 톱 티어 공급사가 되길 기대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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