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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특단의 공급' 임박했는데 아랑곳 않는 시장… 수도권 매수심리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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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 언급한 ‘특단의 공급 대책' 발표가 임박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아랑곳 않는 모습이다. 수도권 아파트를 사고자 하는 매수심리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서울 아파트값은 다시 상승폭을 늘리는데다 청약시장도 들끓는 등 부동산 시장이 진정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 정책 학습효과 등으로 정부의 공급 정책이 수요자들의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비즈

지난 24일 오전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에 건축중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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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7.2를 기록해 전주(115.3)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이는 경기(123.1)와 인천(112.8)이 나란히 조사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경기 지역은 지난 2019년 정부가 12·16 대책으로 고가 아파트 대출을 규제한 후 매매 수요가 서울에서 경기로 넘어오면서 2019년 12월 100을 넘겼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부터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상승해 전주(0.07%)보다 더 올랐다. 서울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0.01%, 11월 0.02~0.03%를 유지하다 12월 들어서면서부터 매주 상승폭을 늘려가고 있다. 송파구(0.18%)와 강남구(0.11%) 등 강남권 상승 속도가 빠른데,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 중심으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청약시장에도 연초부터 수요가 모이면서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GS건설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약센터에 따르면 지난 18~19일 진행된 ‘위례자이더시티’ 신혼희망타운(분양형) 청약 결과 293가구 모집에 1만7026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5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분양한 과천 지식정보타운 S3블록(16.9대 1)과 S7블록(14.1대 1)의 신혼희망타운 경쟁률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이 단지 공공분양은 2007년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한 이후 수도권 역대 최고 경쟁률인 617.6대 1로 청약을 마쳤다.

정부는 2월 설 연휴 전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토부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다음달 4일로 알려지면서 공급 대책 발표 시점과 연관돼있는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 역세권 고밀도 등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급 방침의 큰 줄기는 이미 공개된 상태다.

또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조기에 확충하기 위해 3기 신도시 토지 보상을 10개월 이상 단축하고 있다는 설명도 하고 있다. 지구계획 수립과 토지보상을 병행하는 ‘패스트 트랙' 방식을 쓴 효과인데, 이렇게 되면 3기 신도시는 2기 신도시에 비해 4년 9개월 가량 더 빨리 지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잇따른 부동산 공급 대책 마련 소식에도 시장이 꿈쩍 않는 데 대해 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공급 정책이 발표된다 해도 수요자들이 당장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다 실제 공급까지는 시일이 걸리는 만큼 내집 마련을 서두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정부에서 공급 대책을 내놓아도 전세난에 매맷값도 따라 오르니 오히려 지금 아니면 내 집을 사지 못한다는 생각에 매수심리가 더 튀어오르는 것"이라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당장 전셋값 상승 요인부터 잡아야 하고 이어 민간 분야 공급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자산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와중에 지난 부동산 대책의 학습효과 등으로 불안심리가 무주택 수요자에게 만연해 정부의 공급 방침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것"이라면서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매도해 시중에 공급이 늘어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줘야 하는데 정부 정책상 쉽지 않아 시장 안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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