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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악몽, 단순히 무서운 꿈 아니라 정신 건강 적신호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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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나이가 들어 악몽을 자주 꾼다면 정신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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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자주 꾸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악몽을 꾸는 경우가 한 달에 한 번 이하라면 정상적이다. 대부분은 1년에 한 번 이상 꾸지 않는다.

그런데 70세 이상인 고령인이 꾸는 악몽은 정신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신호로 여겨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수연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가 고려대 안산병원과 공동으로 국내 50~80대 성인 2,94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다.

연구 결과, 50세 이상에서 심각한 악몽을 꾸는 사람은 2.7%로 나타났는데, 70세 이상에서는 6.3%로 급증했다. 특히 배우자와 사별을 경험했거나, 직업이 없거나, 소득이 낮을수록 악몽을 더 자주 꾸었다.

또한 사회경제적 요인과 불면증 증상 등을 고려하더라도 고령기에 악몽을 빈번히 꾸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4.4배,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할 가능성은 3.2배,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할 가능성이 3.5배 더 높았다.

서수연 교수는 “우울을 비롯한 여러 심리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강력한 만큼, 악몽을 단순히 깨고 나면 괜찮은 ‘무서운 꿈’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정신 건강이 취약해졌음 알려주는 중요한 신호로 여겨야 한다”고 했다.

신철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노년이 되면 수면 구조와 패턴이 변하고, 수면 중에 꿈을 꾸는 동안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과격하게 움직이는 렘(REM)수면행동장애 같은 수면장애가 증가한다”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노년기 악몽을 가볍기 여기지 말고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해외저명 학술지인 ‘수면 의학(Sleep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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