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각심 차원 검토했지만 죄 성립요건 충족 안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 혐오 조장 댓글 1,000개
집중호우로 광주 영산강 인근에 있던 S추모관 내 유골함 1800여기가 침수피해를 당한 가운데 10일 유가족들이 지하 1층 납골당에서 물에 젖은 유골함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있다.2020.8.10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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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지난해 8월 9일 이틀째 물에 잠긴 유골함에 유족들은 울음바다가 됐다.
광주 동림동 납골당 지하층 납골묘 1800기가 물속에 잠긴 사건이 발생해서다.
이 침수된 유골함에 대해 ‘사골곰탕’ ‘오뎅탕’ ‘미숫가루’ 등으로 표현해 고인과 유족을 모욕한 혐의로 경찰 수사대상에 오른 네티즌들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5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해 8월 광주광역시 북구 동림동 추모관에서 폭우로 유골함이 침수된 사고와 관련, 온라인에서 이를 모욕한 누리꾼 6명에 대해 경찰이 최근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했다.
불송치 결정이란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는 사건에 대해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경찰은 해당 사건이 모욕죄 성립 요건인 공연성, 피해자 특정, 사회적 가치 저하 등을 모두 갖추지 못해 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공연성은 성립되지만 모욕의 대상인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고, 사회적 가치를 저하시킬만한 표현으로 보기에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 누리꾼이 최근 혐의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자 자신의 '수사 결과 통지서'를 커뮤니티에 올리고 수사 결과를 조롱하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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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시기 전남 담양에서 폭우로 희생된 8살 아이를 ‘오뎅탕 맛집’, ‘새끼홍어’ 등 표현으로 모욕한 누리꾼 2명은 피해자가 특정되는 점 등 모욕죄 성립 요건에 해당돼 검찰에 송치됐다.
이와 관련, 불송치 결정을 받은 해당 누리꾼 일부는 또다시 온라인에 경찰의 통지서를 올리고 조롱성 글을 올렸다.
이 누리꾼이 올린 게시글로 ‘2차 가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시글에는 “기념으로 사리곰탕먹는다” “무고로 역고소ㄱㄱ” “누구?줄 알고ㅋㅋㅋ” 등의 조롱하는 댓글과 함께 “이게 유죄면 문제있지” “정의는 살아있다ㅋㅋ”등 범죄를 옹호하는 댓글들도 연이어 게시됐다.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댓글이 1,000개 이상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소 의견 송치를 적극 검토했으나 법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형사처벌은 어렵지만 사회적 비난 가능성은 큰 사안인 만큼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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