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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방심위원장에 정연주 내정설…5기 방심위 어떻게 꾸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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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인선 속도…與, 정민영 변호사 추천

野, 27일 이상휘 등 최종 후보자 5명 면접 실시

뉴스1

정연주 전 KBS 사장. 2012.6.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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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는 모양새다. 29일로 4기 방심위원들의 임기가 종료되는 가운데 방심위원 추천권을 쥔 정치권에서는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심위원장으로는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5일 더불어민주당은 여당 몫 추천 방심위원으로 정민영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겨레 기자 출신이자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정책위원인 정 변호사는 KBS 시청자위원회 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임기 3년의 방심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라 대통령, 국회의장,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정보위원회에서 각 3인을 추천하도록 돼 있다. 이중 국회의장 추천은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협의해 인물을 추천하도록 돼 있으며 보통 국회의장 1명, 여야에서 각 1명씩을 추천한다.

과방위 추천의 경우, 국회의장 몫을 여당으로 포함시킬지, 의석 수로 추천권을 나눌 것인지 등 여야 협의에 따라 그 비율이 달라진다. 여야는 아직 이 비율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병석 국회의장이 의장으로 선출되기 전까지 민주당 인사였다는 점 등을 감안해보면 야당 2명, 여당 1명으로 추천권이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방심위는 9명의 위원들 중에서 3명은 상임위원(방심위원장·부위원장·상임위원)으로 둔다. 임원그룹인 셈이다. 이들은 방심위 회의에서 호선을 통해 정해진다. 다만 방심위원 추천 과정에서 위원장 몫, 부위원장 몫으로 방심위원이 추천된다. 현재 대통령 몫이자 방심위원장 몫으로는 정연주 전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야당은 정 전 사장 내정설에 적잖이 반발하고 있다. 과방위 소속이자 야당 원내대표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 전 사장은 공영방송을 통해 대한민국 건국 유공자를 친일파로 몰고 베네수엘라 차베스를 자유주의 투사로 혹세무민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들의 (미국) 시민권 취득, 병역 문제가 논란이 됐을땐 'KBS 사장직을 내놓을 문제냐'고 뻗대기도 했다"며 "이 정권은 정 전 사장을 위원장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즉각 철회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전 사장 내정설을 둘러싼 KBS 노조 간 갈등도 심화되는 분위기다. 소수노조인 KBS노동조합이 정 전 사장 내정설에 대한 비판 성명을, 과반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서는 소수노조를 지적하는 성명을 각각 내면서다.

KBS노동조합은 "정연주라는 인물은 '조중동만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람으로, 이런 사람이 방심위원장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KBS노동조합은 과거 공영방송 사장(정연주 사장)이 불법 해임되는 것을 방관했다"고 받아쳤다. KBS본부는 그러면서 "조중동 신문의 문제는 편파·왜곡보도 형태 자체임을 누구나 안다"며 "정 전 사장이 이를 비판한다고 정파적이라는 굴레를 써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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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방심위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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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혼란 속 한편에선 방심위원장에 제3의 인물이 내정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정 전 사장이 사실상 방심위원장 몫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여야는 나머지 방심위원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6일까지 공고를 통해 받은 방심위 후보자들의 면면을 검토 중이다. 이날 추천이 확정된 정민영 변호사 외 민주당 안팎에선 김수정 민언련 정책위원이 유력 인사로 언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은 모든 추천 위원을 민언련으로 채우려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18일까지 공고를 내 후보자를 받았고 오는 27일에 최종 후보자 5명에 대한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황성욱 현 상임위원, 이상휘 세명대 교수,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등이 명단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황 위원은 지난해 10월23일 국민의힘 몫인 전광삼 전 위원 후임으로 위촉됐고 현재 전 전 위원의 잔여 임기를 지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으로도 유명하다.

이 교수는 이명박 정권에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춘추관장을 역임했고 인터넷 신문 데일리안 대표 등을 지낸 언론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김 부소장은 국민의힘 전신인 민주자유당 공채 4기로 당 사무처에 입사한 야권인사로, 최근까지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의 특별보좌역을 맡았었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총선출마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뒤 방심위원 후보자로 올랐다는 점 등에서 언론노조 등은 이들을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방송, 통신 등에 대한 전문성 없이 정치적 보은인사만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장석 전 목포 MBC 사장과 강선규 전 KBS 비즈니스 사장은 앞서 민주당 추천 인사로 언급됐다가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조, KBS와 MBC노조 등이 성명을 내면서 인선이 결국 철회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전 정권에서 언론 탄압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았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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