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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파운드리發 차량용 반도체 가격인상…차산업 전방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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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 15%가격인상 파장

반도체 가격 10% 오르면

현대차·기아 영업익 1%↓

장기화 되면 생산차질 우려

헤럴드경제

대만에 위치한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생산라인의 모습. [TSMC 뉴스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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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전격 인상계획을 밝히면서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업체가 인상을 하게 되면 차량용반도체 공급업체까지 영향을 미쳐 결국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TSMC는 차량용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자동차용 반도체 글로벌 2, 3위업체인 네덜란드 NXP반도체, 일본 르네사스테크놀로지 등이 TSMC 등에서 위탁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TSMC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줄이면 차 업계로서는 눈물을 머금고 생산을 줄이거나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인상된 가격으로 반도체를 공급받게되면 결국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 생산 원가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단가는 평균 471달러로 생산원가 내 비중은 약 2% 수준이다. 그러나 자동차의 전동화, 전장화가 가속됨에 따라 전장 시스템 비중이 상승하면서 2025년에는 632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반 휘발유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는 약 200개~300개 정도지만,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에는 대당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연기관에 비해 전기차는 반도체 사용금액이 92% 증가하고 자율주행 레벨 4 차량은 2.5레벨 차량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량 반도체 확보 경쟁으로 가격이 10% 상승하면 자동차 내 생산 원가는 0.18% 상승하게 되는데 이는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을 1% 가량 끌어내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가격 상승이 아니라 생산차질 까지 발생하면 피해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가 제기되자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칩이 사용되는 부품 확보에 분주한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 대부분은 현대모비스의 부품에 사용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과의 무역마찰 당시 소재·부품 수급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모든 부품에 대해 1년 정도의 재고량을 확보하도록 지시를 내려 현재도 약 11개월 어치의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해 말 올해 물량에 대한 가격 협상을 끝내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했다.

다만 일부 부품의 경우 반도체 확보량이 약 2개월 정도만 남은 경우도 있어 향후 추가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지엠의 경우 미국 제네럴모터스(GM) 본사를 통해 부품의 원활한 수급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GM은 대만 정부에 TSMC가 생산하는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한편, 모든 부품 공급사에 1년치 반도체를 비축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미국 완성차 업계의 로비업체인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AAPC)를 통해 상무부와 바이든 행정부에 반도체 공급난 해소를 위해 개입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자동차나 쌍용자동차의 경우 차량 생산 규모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부품 확보량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중단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빠른 시간 안에 파운드리 업체가 증설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가전 및 정보통신(IT)용 반도체 수요가 강한 상황에서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증설에 나설 유인이 적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업체가 증설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수급 문제가 장기화되면 생산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자율주행차 체제로 전환하는데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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