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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군사용 독극물 '노비촉' 개발자, 코로나19 치료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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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언론 "한센병 치료제 기반해 개발…조만간 출시 예정"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 시절 군사용 독극물 '노비촉' 개발에 참여했던 러시아 전문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비촉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통하는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중독 사건에 이용된 독극물로 알려져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6일(현지시간) 노비촉 개발자 가운데 한 명인 레오니트 린크가 조만간 코로나19 치료제 '임모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린크는 통신에 "임모폰은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로 코로나19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인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을 제거하는 등 (바이러스 침투로 인한) 면역체계 작동 이후의 세포 복원 작용을 훌륭히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외부에서 침투한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인체 내 면역체계의 과도한 반응이 정상 세포까지 공격해 일어나는 대규모 염증 반응을 일컫는다.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과다 분비로 인해 발열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반응이다.

린크에 따르면 임모폰은 옛 소련 시절인 1967년 만들어진 한센병 치료제 '디우치폰'을 기반으로 한다.

린크는 현재 이 약품이 약 700명의 고령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 됐다면서 "이 약을 투여받은 환자 가운데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사망한 사람은 없었다"고 효능을 강조했다.

그는 직접 설립한 회사 '인테르비타'가 신약 시제품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많은 투자자가 약품 대량 생산에 대한 투자 의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약품 가격은 1회 투약분에 약 1천 루블(약 1만5천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린크는 러시아에서 화학무기 개발이 중단된 1990년대 이후 동료들과 함께 제약사로 옮겨 의약품 개발을 시작했다면서 코로나19 치료제 외에 다른 약품들도 많이 만들었다고 밝혔다.

옛 소련 시절에 개발된 노비촉은 신경세포 간 소통에 지장을 줘 호흡 정지, 심장마비, 장기손상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 독극물이다.

지난 8월 중독 증상으로 쓰러진 나발니를 치료한 독일 측은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독극물이 사용됐다는 의심할 여지 없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와 스웨덴의 연구소도 나발니의 노비촉 중독을 확인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가 처음 입원한 러시아 병원에선 독극물 성분을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그가 췌장염 등 다른 질병으로 쓰러졌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의 병원에서 나온 뒤 시내 벤치에 앉아있는 나발니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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