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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15년간 405조 투입불구 저출산 ‘헛다리’ 정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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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196조 예산 추가 투입

돈으로 해결 힘든 ‘그 무엇’ 찾아야

정부가 매년 저출산 대책에 수십조 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지난해 국내 주민등록 인구가 처음으로 줄어들며 우려해왔던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출생자 수가 사망자 수보다 밑도는 현상)가 사상 처음 발생해 정부 대책의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비등하고 있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간 저출산 대책에 투입한 예산은 150조원에 이른다. 정부의 저출산 지원예산은 2011년 이후 10년간 연 21.1% 증가, 총 209조원에 달했다.

여기에 지난달 15일 발표된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 계획(2021~2025년)에는 향후 5년간 총 196조원이 추가 투입된다. 15년간 저출산 대책으로 405조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다.

정부의 인구대책 핵심 기구인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향후 5년간 적용될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을 지난해 12월 발표하면서 “저출산은 복합적으로 얽힌 원인에 대한 총체적인 결과로, 문제의 일면만 보고 세우는 대책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1·2차 계획 당시 내세웠던 ‘목표 출산율’ 대신 아동·청년·은퇴세대 등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삼았다.

그럼에도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 주요 정책은 현금성 지원을 늘리는 데 그치고 있다보니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는 0~1세 영아에게 2022년부터 월 30만원, 2025년부터는 월 50만원의 ‘영아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출산 땐 일시금과 국민행복카드를 합해 300만원을, 부부가 동시에 3개월간 육아휴직을 할 때 최대 1500만원의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앞서 2005년 참여정부 시절부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 이듬해인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후로 2011~2015년 2차, 2015~2020년 3차와 가장 최근 발표된 4차 기본계획에 이르기까지 5년 주기로 저출산 문제에 대응해 왔다. 골자는 아동수당 등을 통해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저출산 심화에 기본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계획 수립 당시 1차 1.4명, 2차 1.6명, 3차 1.7명 등 합계출산율 목표를 때마다 세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명까지 올릴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으로 현금성 사업정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출산율 목표치는 국가가 청년과 여성에게 책임을 강요한다는 비판만 남기고 무리였다는 것이 판명되면서 4차 발표에서는 제외됐다.

결국, 돈으로 무너진 출산율을 되돌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은기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한국인구학회장)는 “정부가 저출산 문제에 대응할 때 예산을 투입해서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주력하는 게 문제”라며 “단순히 아동 돌봄에 얼마, 노인 돌봄에 얼마를 더 지원하겠다는 식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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