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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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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미국서 돌아온 조선왕실 대형병풍 ‘요지연도’ 첫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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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미국서 50년만에 돌아온 조선 왕실의 대형병풍 '요지연도' 가 대중에게 공개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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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50년 만에 돌아온 조선왕실의 대형 병풍 ‘요지연도’가 대중에게 공개된다.

27일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요지연도를 지하 1층 궁중서화실에서 전시 중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휴관 중이던 고궁박물관은 지난 19일부터 재개관해 운영 중이다.

요지연도는 중국 고대 전설에 등장하는 여신들의 어머니 서왕모가 3,000년에 한 번 열매 맺는 신비의 복숭아 ‘반도’가 열린 것을 축하하며, 신선들의 땅인 곤륜산의 연못 요지에 주나라 목왕을 초대해 연회를 베푸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불로장생의 도교적 주제를 담은 신선도는 국가와 왕조의 오랜 번영을 염원하는 뜻이 담겨 조선 후기 궁중을 중심으로 유행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요지연도는 가로가 5m에 달하는 대형 병풍으로, 조선후기 왕실 병풍의 위용을 자랑한다. 또한 요지연도 중 그려진 시기가 상대적으로 오래된 것(18세기)으로 추정돼 가치가 높다. 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일반적인 요지연도는 서왕모와 목왕 앞자리에 잔칫상이 놓이지만, 고궁박물관 소장 요지연도는 잔칫상 대신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시녀들을 배치, 연회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 특색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문화재청이 국내 경매회사를 통해 20억원에 낙찰 받으면서 공개가 가능해졌다. 해당 작품은 미국인 소장자의 부친이 50여년 전 주한미군으로 근무할 당시 구입해 미국으로 가져갔던 것이다. 경매 당시 병풍의 장황(裝潢, 비단이나 두꺼운 종이를 발라 꾸밈) 상태가 제작 때보다 후대로 추정되면서 표구 시기에 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배접지를 살펴본 결과 1957년과 1959년 국내 일간지 신문이 발견되면서 소장자가 병풍을 미국으로 가져가기 전 한국에서 다시 표구했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궁중서화실에서는 근대기에 제작된 신선도 12폭 병풍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신선도는 궁중과 민간에서 복을 기원하고 무병장수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은 장식화로 꾸준히 유행했다. 통영에서 행한 삼도(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수군 훈련 장면을 그린 10폭 병풍 ‘수군조련도’도 볼 수 있다. 조선은 임진왜란 이후 대규모 해상 전투를 대비한 훈련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매년 봄과 가을에 통영에서 합동 해상 훈련을 해왔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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