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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없어서 못사는 계란…수입산 풀렸는데, 대형마트·소비자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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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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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국내 계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미국산 계란을 옮기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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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계란값을 잡기 위해 수입 계란을 무관세로 들여오고 있지만 대형마트와 소비자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가격이 오르고 있긴 하지만 당장 국산란 물량이 부족하지 않다고 보고 있고, 신선도 측면에서도 국산 경쟁력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계란(30개) 평균가격은 6718원으로 1개월 전(5705원)보다는 17.8%, 1년 전(5263원) 보다는 27.6% 올랐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살처분되는 닭이 늘면서 계란 값도 함께 올라갔다.

지난 20일 정부는 오는 6월 30일까지 현재 기본관세율 8~30%인 수입 신선란과 달걀가공품 등 총 5만톤에 긴급할당관세(0%)를 한시 적용해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했다. 뉴질랜드, 스페인, 미국, 태국 등에서 계란을 들여올 전망이다.

먼저 미국산 달걀이 가장 먼저 시중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미국산 달걀 60톤에 대한 공매 입찰을 진행했다.

하지만 대형마트 반응은 시큰둥하다. 국내 대형마트 3사는 수입산 계란 판매 계획에 대해 "계획이 없거나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업계 전반에서는 아직 국산란 물량 수급에 문제가 없고, 2017년때처럼 수입산 계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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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스1) 조태형 기자 = 2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내 한 마트에 계란 판매를 1인당 1판으로 제한하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정부는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계란값이 크게 오르면서 올 상반기 수입되는 계란 5만톤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20201.1.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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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17년에도 AI로 달걀파동이 일자 외국산 달걀과 달걀가공품 수입관세를 면제해 국내로 들여온 바 있다. 당시 연초 계란 한 판 가격은 1만원대 육박했고 계란 수급 문제로 계란 사용량이 많은 일부 베이커리 업체는 품목 생산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대형마트 중에서는 유일하게 롯데마트에서 미국산 하얀계란을 100톤(30개 기준 5만여판) 가량을 판매했다. 판매 첫날 총 1만 3000판이 판매되면서 인기몰이를 했지만 생각보다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약 2주에 걸쳐 하얀계란을 모두 판매하긴 했지만 추가 판매는 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대형마트에서 국산란 1판을 7000원대 후반~8000원대 초반에 판매했는데, 하얀계란 판매가격은 8490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공급가가 실제로 한판당 7000원대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까운 곳은 선박도 가능하지만 지리적으로 먼 곳은 항공 부대비용이 만만치 않아 가격적으로 메리트가 없고 양도 대형마트가 가져다 쓰기에 많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도 "운송거리, 검역·위생검사 등 기간을 따지면 신선도가 떨어진다.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그 어느 나라보다 높은데 수입 계란 수요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국산란 가격 변동은 당분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는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해 계란을 기존보다 20%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행사 카드 등을 이용하면 계란 한판당 5000원대에 살 수 있다. 계란값 안정을 위해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행사를 일주일간 연장할 예정이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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