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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문학구장 훨훨날던 AR 비룡도, 연안부두도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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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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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올해 SK와이번스의 승리는 고객과 팬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경기로 고객과 팬 여러분에게 큰 보답을 해 준 모든 코칭스태프와 선수 여러분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2018년 SK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감격에 겨워 한 말이다. 하지만 이제 앞으로 SK텔레콤 대표의 우승 코멘트는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SK와 KT, LG 간 통신사,ICT 더비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지난해 KT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SK보다 높은 자리에 올랐지만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 통신시장 필생의 맞수 KT와 SK텔레콤이 펼치는 통신사 더비는 더 이상 관전할 수 없다.

SK텔레콤이 SK와이번스를 신세계 이마트에 매각하기로 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2007, 2008, 2010시즌에 우승하며 SK 왕조 시대를 열고 2018년에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새해 갑작스러운 매각 소식에 인천 야구팬들의 아쉬움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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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볼 수 없는 것은 또 있다. SK와이번스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문학동 인천SK행복드림구장(이하 문학구장)이다. 물론, 신세계 이마트가 문학구장을 사용할테니 경기장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학구장은 단순한 야구장을 넘어 SK텔레콤의 새로운 통신기술의 거대한 테스트베드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5G 상용화 이전부터 문학구장에 28GHz 기반의 시험기지국을 구축해 커넥티드카, 실감 미디어 서비스, 가상,증강현실(VR,AR) 등을 구현했다. SK텔레콤의 정보통신기술(ICT) 이동 체험관 '티움'이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 전시용으로 제작했던 콘텐츠를 문학구장에서 즐길 수 있었다. 야구장 곳곳에 5GX 체험존을 만들어 VR 생중계, 구속 VR 체험, 와이드뷰, 소셜VR 등 다른 야구장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ICT 기반의 서비스도 제공했다.

2019년 개막전에서는 SK와이번스 상징이자 상상 속 동물인 비룡을 AR로 구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AR 비룡 영상은 야구 중계 채널을 통해 실시간 방영돼 TV나 스마트폰으로 중계를 보는 야구팬들에게도 생생하게 전달됐다. AR 비룡은 MLB닷컴에도 소개되며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스마트구장, 5G 스타디움으로 불린 문학구장은 다른 구장과는 확연히 달랐다. 뭔가 더 스마트해 보였고 야구팬마저 좀 더 세련되게 만들었다. KT가 야구단을 창설한 후 야구장에서의 ICT 경쟁도 색다른 관전포인트였다.

하지만 이제 문학구장에서 한 발 앞선 ICT 서비스를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아마도 유통기업 신세계만의 철학과 DNA, 이마트 로고가 야구장 곳곳에 심어질 것이다. 우렁차게 울려퍼지던 연안부두도 가상세계에서 훨훨 날던 비룡도 이제는 안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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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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