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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고려말 지방관 청백리 상징 '순천 팔마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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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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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지방관의 청렴을 기린 전남 순천시 영동 원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팔마비’(사진)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27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팔마비의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을 위해 팔마비가 갖는 역사적 의미 조명과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조사 등을 실시해 왔다. 지난 20일에는 허석 순천시장이 문화재청을 방문해 팔마비의 보물지정 의미를 문화재청장에게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순천 팔마비는 1281년(충렬왕 7년) 이후에 승평부사 최석의 청렴함을 기리기 위해 승평부(지금의 순천)에 건립한 비석이다. 고려사 열전에 승평부에서는 수령이 교체되면 말 8필을 기증하는 관례가 있었는데, 최석은 비서랑의 관직을 받아 승평부에서 기증한 말을 타고 개성으로 떠난 후, 기증받은 말과 자신의 말이 승평부에 있을 때 낳은 망아지까지 합해 돌려보냈다.

이후 승평부에서는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수령에게 말을 기증하는 폐단이 사라졌고, 읍민들은 최석의 청렴함을 기리기 위해 팔마비를 세웠다고 기록돼 있다.

비석은 고려말 처음 건립됐다.

1300년대 초반 쓰러졌다가 다시 세워졌다. 이후 정유재란 때인 1597년 완전히 훼손됐으며, 1616년 순천부사로 부임해온 이수광이 이듬해 재건했다. 이수광이 중건한 비석의 ‘八馬碑’(팔마비) 세 글자는 진사 원진해의 글씨이고, 뒷면에 새긴 ‘음기(陰記)’는 이수광이 짓고 동지사 김현성이 글씨를 썼다. 비석은 윗부분이 둥근 형태로 대략적인 크기는 높이 160㎝, 폭 76㎝, 두께 16.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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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면은 액자처럼 도드라지게 구획해 그 안에 ‘八馬碑’ 석 자를 돋을새김했다. 글자 하나의 지름은 48㎝에 달한다. 비석 받침은 가로 140㎝, 세로 76㎝, 높이 33.5㎝다.

이 비석은 옥개석(지붕돌), 비신, 비석 받침돌을 갖춘 조선시대의 일반적인 비와 달리 비신 위에 옥개석이 없고, 비석 받침돌에는 연화문이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허 전남 순천시장은 “순천 팔마비의 역사 속에는 지방관의 공직 윤리와 함께 청렴 정신을 지켜온 순천 시민 정신이 들어있다”며 “팔마비와 청백리정신의 보존∙활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번 지정예고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순천=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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