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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대한적십자회 영문 사진첩, 독립운동 원동력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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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환 교수 학술서 '독립운동과 대한적십자' 출간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대한적십자사는 1905년 10월 27일 최초 설립됐지만 1909년 일본적십자사에 흡수됐다. 이후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19년 8월 29일 정부 관련 단체로 대한적십자회를 설립했다.

대한적십자회는 설립 목적이 질병 예방과 보건에 기여하고 간호사 및 구호원을 훈련해 재난에 대비하는 한편, 전시에 부상자 가료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었지만 일제강점기라는 상황에서 독립전쟁에 대비한 간호사 양성, 독립운동 자금 모금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가 대한적십자의 독립운동과 인도주의 활동에 주목한 학술서 '독립운동과 대한적십자'(민속원)를 출간했다.

책은 1부에서 대한적십자의 탄생과 미국·러시아·멕시코·쿠바 등 해외에서의 활약을 사진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2부에는 저자의 논문을 실었다.

1부 '사진역사학으로 보는 독립운동과 대한적십자'에서는 1905년 대한적십자사 규칙을 담은 문서를 비롯해 1905년 서울에 개원한 적십자병원 사진, 적십자 조직을 위해 동포들의 지원을 호소한 '한국적십자사 모의문'(1919), 대한적십자회 간부와 1회 졸업 간호사들 사진(1920), 독립신문에 실린 상하이 대한적십자 구호원 양성소 등이 소개된다. 러시아 블라보스토크 신한촌에서 진행된 3·1운동 1주년 행사 사진과 새로 발굴된 신한촌 지도도 실려 있다.

2부 '대한적십자회의 조직과 활동'에서는 대한적십자회가 1920년 상하이에서 간행한3·1운동 영문 사진첩 'The Korean Independence Movement'(한국독립운동), 러시아 대한적십자회의 조직과 주요 구성원에 대해 다룬다.

영문 사진첩에는 제암리·수촌리·화수리 학살사건에 관한 사진이 다수 실려 있다. 특히 새로 발굴된, 이관용 대한적십자회 구주지부장이 국제적십자위원회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문에는 1919년 4월 제암리 학살사건 당시 미국적십자사가 일본 당국 허가 없이 피해 주민들을 구호했다는 기록이 담겨 있다.

저자에 따르면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인 이동휘의 딸 의순·예순, 러시아지역 독립운동가 채성하의 딸 계복·계화, 간도애국부인회장 우봉운 등은 적십자에서 활동했다. 이 중 채계복은 러시아 대한적십자회 간호부로서 간도에 있던 우리나라 여성들이 미국적십자사에서 간호 기술을 습득하도록 주선하기도 했다.

또 미국 한인소년병학교 교장을 지낸 박처후는 러시아지역 적십자 대표로서 무기 구매, 간호사 양성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시베리아에 파견된 미국적십자사와 긴밀하게 관계하며 적십자 활동과 독립운동을 펼쳤다.

저자는 책 서문에서 독립운동과 인도주의가 공존할 수 있는지 묻고 "적십자인들의 활동은 독립운동을 넘어 한 단계 발전된 반제국주의 운동, 인도주의 운동 즉 평화운동의 차원에서 적십자운동을 전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적십자인의 평화정신은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을 동생 안정근 대한적십자회 부회장이 계승해 확대 재생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자는 또 "우리가 알고 있는 3·1운동 관련 사진들은 대부분 대한적십자회가 발행한 영문 사진첩에서 유래한 것임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 사진 한 장 한 장이 국내외의 동포들에게 감동으로 다가가 독립운동의 원동력이 됐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305쪽. 2만9천500원.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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