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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길고양이 밥주지말라" 반려동물 확진에 동물 혐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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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반려동물 살펴보는 시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고양이에게 언제 해코지할지 몰라 살얼음판입니다."

부산에 직장을 둔 2년 차 '캣맘'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평소 보살피던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려 하자 인근에 있던 주민이 훼방을 놓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해당 주민은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며 그릇 등을 치우라 엄포를 놓았다"며 "고양이가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자리를 제공해주는 가게 사장과도 한바탕 싸웠다"고 말했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되자 곳곳에서 동물 학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서는 "동물을 키우는 가정에 낙인이 찍힐까 두렵다"며 "가뜩이나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범죄자들도 많아 걱정이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주변 시선이 오히려 더 걱정", "길고양이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이 생길까 봐 무섭다"는 댓글이 잇달았다.

실제 한 식당에서는 '코로나 전염이 위험하니 고양이에게 닭고기 등 음식을 절대 주지 말라'는 안내판을 내걸어 시민들이 걱정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B씨는 "고양이를 비롯해 반려동물에 대한 혐오가 커질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이 반려동물 유기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해 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시기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할까 봐 반려동물을 대거 버리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산책하는 반려견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거리에서 시민이 반려견과 산책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내에서 반려동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 사례를 발표했다. 2021.1.24 hkmpooh@yna.co.kr



다행히 실제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그동안 동물 감염은 대부분 사람이 동물에게 전파한 사례였다.

수의사회 동물보호 복지위원을 지낸 이학범 수의사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동물 간 전파,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전파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반려동물을 보살필 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학범 수의사는 "사람 간 거리두기를 하는 것처럼 강아지를 산책할 때도 다른 동물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완벽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동물 감염 관련 정보가 계속 추가되는 만큼 반려인은 최신 정보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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