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예상된 일이었다. 그만큼 미국의 코로나19 팬데믹은 심각하다. 각종 경제지표도 모두 동결 쪽을 가리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부양책 발표 예정에도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감소했고 실업률은 10%에 육박한다. 양적 완화 수준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의 관심도 ‘방향’보다는 ‘표현 수위’에 모였다.
미 연준의 현 상황 인식은 확실했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우리는 아직 이기지 못했다. 미국이 완전하게 회복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모든 것을 대변한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집단면역 확보와 경기반등은 요원하다는 의미다. 섣부른 낙관론에 대한 경계임은 물론이다.
이에 따라 연준은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양적 완화도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연준은 금리 억제와 경기회복 지원을 위해 매달 800억달러 상당의 미 국채와 400억달러 상당의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매입해왔다.
연준의 입장을 반영하듯 이날 미국 증시는 크게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57%, 나스닥지수는 2.61%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전거래일보다 2.05%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폭이다.
미 연준의 통화 정책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결국 우리의 대응이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고 연준이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이나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당분간 크지 않다는 게 확인됐다. 중요한 불확실성이 사라진 셈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 정책의 미세조정이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환율이다. 가장 민감하기 때문이다. 환 위험에 대한 인식이 절실하다. 미 연준의 방향이 더욱 확실해졌으니 당분간 달러 강세는 나타나기 어렵다. 안 그래도 중국과 일본의 탈달러화로 달러의 기축통화 위상은 약화되고 있다. 이로인해 올라야 할 원/달러 환율도 내려가며 원화 강세 상황이다.
원화 강세의 지속은 기업 채산성 악화를 의미한다. 수출이 주력인 우리 입장에서 환율은 경제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다. 성장률에 치명적인 건 물론이다. 기업의 수출 환경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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