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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인터뷰]'백의의 전사' 남자간호사 2만명…"의료계 한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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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취업률과 성고정관념 변화가 한 몫

"빅5 중 남자간호사 300명 근무하는 곳도"

"남자 수간호사 비율 낮아…상대적 차별"

"탈의실 없어 화장실에서 옷 갈아입기도"

뉴시스

[서울=뉴시스] 우진하 대한남자간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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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지난해 남자 간호사가 2만 명을 넘어섰다. 2016년 1만 명을 넘어선 지 불과 4년만이다.

'여성 전문직'으로 인식되던 간호사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늘고 있다.

28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간호사 국가시험 전체 합격자 중 14.7%가 남성이었다.

한 때 '금남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간호대학의 남학생 비율도 해마다 늘고 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1985년부터 2018년까지 대학 간호학과 재적학생 성별을 분석한 결과 1985년 0.4%(13명)인 남학생 비율은 2018년 20.9%(9536명)로 크게 늘었다.

남자 간호사가 크게 늘어난 것은 청년들의 취업난과 직업에 대한 성고정관념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진하 대한남자간호사회 회장은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남자 간호사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요즘 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타 직종에 비해 취업률이 높다는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또 남자 간호사라는 직업이 자연스런 직업군으로 인식되는 등 성고정관념의 변화도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와는 달리 간호사가 근무하는 영역이 병원, 공무원 등 협소한 영역에서 벗어나 간호사 출신을 필요로 하거나 선호하는 영역이 사회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흔히 남자 간호사의 장점으로 '물리적인 힘'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과거에는 남자 간호사들이 이른바 특수 부서로 불리는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에 주로 배치가 됐었다. 한 병원의 중환자실은 90%가 남자 간호사로 채워져 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남자 간호사들의 업무 영역도 다양화되고 있다. 우진하 회장은 "병원별로 남자 간호사에 대한 정책에 따라 업무 영역은 차이가 많다"며 "남자 간호사가 전체 간호부 인원의 5% 이내인 병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에 배치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10년에는 PA(Physician Assistant) 영역의 70% 이상이 남자 간호사들로 채워지고 있고, 이른바 '빅5' 병원 중 남자 간호사가 300명 가까이 근무하는 병원도 있다"며 "남자 간호사가 의료영역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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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대한남자간호사회가 총회를 열고 있다. (사진=대한남자간호사회 제공).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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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간호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바꼈다. 우 회장은 "산부인과나 비뇨기과 등 일부 파트를 제외하고는 환자나 의료진의 남자 간호사에 대한 인식은 남녀차별이 거의 없을 만큼 개선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여성 간호사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그러다 보니 간호대학이나 규모가 크지 않은 병원 등에서는 남자 간호사의 고충이 적지 않다.

우 회장은 "남자 간호학생들의 경우 탈의실이 확보되지 않아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 입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병원이나 간호부 등에서 탈의실 확보 등 소수 남자 간호사들의 애로사항을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남자 간호사의 수간호사 이상 관리자의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은 또다른 차원의 상대적 차별이라고 본다"며 "남자 간호사가 소수 일때는 취업에 특혜를 받았다면 인원이 늘어나면서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대한남자간호사회는 지난 2013년 창립 이후 꾸준히 공중보건간호사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공중보건간호사제란 남자 간호사가 군복무 대신 공공의료기관에서 대체복무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의료인력이 부족한 농어촌 지역에서 공중보건간호사들이 일하게 되면 국민 보건 증진에 도움이 되고, 간호사들은 군입대로 인한 경력 단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 회장은 "의사들에게 공중보건의 제도가 있듯이 간호사들도 공중보건간호사제도를 통해 병역의무와 연계시켜 해결하자는 의미에서 출발했지만 보건복지부 뿐 아니라 저출산으로 인해 병역자원이 줄어든 국방부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문제여서 진전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우 회장은 남자 간호사들의 체계적인 조직화를 가장 큰 과제로 삼았다. 그는 "현재는 체계적인 조직화가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라며 "남자 간호사들이 스스로 비전을 가지고 맡은 바 영역에서 성실하고 꾸준하게 전문가가 되어갈 때 대한남자간호사회의 위상도 올라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정책과 프로그램을 통해 남자 간호사의 공감대를 자연스레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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