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알박기 인사 곧바로 휴직조치·축출…부처마다 물갈이 '피바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곳곳에 심어진 '알박기' 인사들에 대한 인적 청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취임 첫날부터 트럼프 유산 지우기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전 부처에 포진한 친(親)트럼프 충성파 솎아내기를 통한 대대적 물갈이에 나선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바이든 팀이 정권을 접수하며 트럼프 충성파들 축출을 몰아붙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재직했던 유임자들에 대한 조용한 '해고'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최종적인 법적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이 이들에게 즉각 사무실을 비우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적 소송을 불사하고서라도 새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에 걸림돌이 될 친트럼프 성향의 알박기 인사들을 뿌리째 쳐내겠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 내 전체 정무직의 4분의 1가량 되는 1천 명 가량의 고위직 당국자들에 대한 대규모 단체 취임식을 지난주 중 화상회의 방식으로 실시한 바 있다.
딥 스테이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가 정책·정치를 왜곡하려 막후에서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숨은 기득권 세력이라는 뜻에서 정부 내 관료 집단을 매도하기 위해 썼던 표현이다.
NYT에 따르면 국방부의 경우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상원 인준을 받기 며칠 전 20명의 고위 당국자들이 떠날 채비를 했다. 연방정부 산하 미 글로벌미디어국(USAGM)이 운영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는 바이든 취임식 몇 시간 전에 간부진이 전격 교체됐다.
NYT는 바이든 팀이 각 부처 및 기관 운영에 대한 계획뿐 아니라 그 계획을 집행할 구체적 인사들을 적은 명단을 들고 워싱턴에 입성했다고 전했다.
현재 NSA 감찰관이 그의 발탁 과정에 대한 감찰을 실시 중으로, 엘리스가 수석 법률고문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엘리스의 인선은 대통령이 임기 막판에 자기 사람 챙기기를 위해 정무직 인사를 다른 비정무직 자리에 심는 관행인 이른바 '버로'(burrow·땅굴파기)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비정무직은 정무직과 달리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해임하기 쉽지 않다.
트럼프 임기말 행정부의 중동 지역 방송 네트워크를 담당했던 국가안보 당국자였던 빅토리아 코츠도 바이든 팀으로부터 노골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
NYT는 곳곳에 많은 솎아내기가 이뤄져 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시에 빈 자리를 빠른 속도로 채워가며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이 집대성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경우 과거 충원에 수년이 걸렸던 직책들이 속속 채워지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때와 비교해 그 속도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NYT는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기존 관료집단에 대한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국무부를 비롯, 일부 부처에 대해 대규모 인력 감축의 칼날을 들이댔으며 이로 인해 관료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된 상태였다. 또한 법무부와 국방부 등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정치적 중립 위배 논란에도 수차례 휘말린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무력화 되다시피 했던 환경보호청(EPA)의 경우 트럼프가 임명했던 샬럿 버트런드가 청장 대행 후보로 물망에 올랐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몇 시간 전에 마이클 리건 청장 지명자가 인준을 받을 때까지 청을 이끌 대행으로 제인 니시다를 발빠르게 임명하면서 버트런드에게는 기회가 사라졌다고 NYT가 전했다.
hanks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