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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이해진·정용진 깜짝미팅…무슨말 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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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해진 네이버 GIO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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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신세계가 손을 잡는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54)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53)이 상호 동맹을 맺기 위해 ‘깜짝’ 회동을 했다.

평소 두 사람이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만큼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온라인 쇼핑(e커머스) 사업에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28일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 GIO와 정 부회장이 이날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만났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 시장을 평정했다.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는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최대 매출원인 검색분야에서 선방했고, 쇼핑·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 신사업 모두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공교롭게도 네이버의 이 같은 실적 공개가 있던 날 정 부회장 발길이 이 GIO로 향했고, 사실상 정 부회장이 ‘러브콜’을 보낸 형국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날 만남으로 정 부회장의 ‘인플루언서 오너 리더십’이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통시장과 소셜네트워크(SNS),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평소 거침없는 소통 행보를 펼쳐온 정 부회장은 불과 며칠 전 SK와이번스 야구단을 전격 인수하는 통 큰 계약을 성사시켰다.

정 부회장의 야구단 인수는 업계는 물론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을 정도다.

정 부회장은 이뿐 아니라 복합쇼핑센터 스타필드와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 추가 건립에 이어 4조6000억원이라는 ‘초대형 복합 테마파크’ 사업까지 주도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다.

둘의 만남은 올 들어 네이버와 신세계가 보이는 다양한 협력사업에 방점을 두고 있다. 주식교환은 물론 전략적 인수합병(M&A)으로 경영 보폭을 넓힌 게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CJ그룹(대한통운·ENM)과 주식교환을 시작으로 YG, SM, 빅히트 등 굴지의 엔터사들과 제휴를 이어가며 ‘동맹 전선’을 구축했다.

신세계 역시 올해 통합 온라인몰인 ‘쓱닷컴(SSG)’ 점유율 상승을 위해 정 부회장이 A부터 Z까지 전 과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쿠팡과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롯데그룹 ‘롯데온(ON)’까지 온라인 쇼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온라인 스마트 시장 1위인 네이버의 손을 뿌리칠 이유가 없다.

네이버 또한 카카오 등이 올해 온라인쇼핑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는 등 후발 주자들의 공격적 마케팅이 가속화 하면서 신세계와의 전략적 제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정 부회장은 이날 만남에서 이 GIO와 네이버의 기술력을 자사 유통 시스템에 접목하는 방안과 오픈마켓인 스마트 스토어, 네이버페이 간편 결제 등에 관심을 둔 것으로 전해진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동작 인식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사업도 무궁무진하다.

이 GIO는 신세계의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와 이마트24,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프리미엄아웃렛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SSG닷컴에 이르기까지 유통강자인 정 부회장의 사업 노하우 자체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의 사업 확장 행보 역시 네이버와 신세계를 하나로 뭉치게 했다.

쿠팡은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IPO)가 성사되면 막대한 자금력을 통해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 자명하다. SK그룹 역시 11번가를 통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손잡고 시장 선점에 나선다. 롯데그룹은 ‘롯데온’을 기반으로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저울질 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신세계그룹 동맹이 성사되면 경쟁 상대가 없는 국내 최강 조합이 꾸려지게 된다”며 “두 사람이 평소 친분이 있던 만큼 면담 자체로 괄목할 만한 프로젝트가 곧바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온·오프라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의미있는 행보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yes@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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