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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대한민국에 떨어진 물폭탄

2020년, 긴 장마·집중호우에 피해 약 1조2000억원…“기후변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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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긴 장마와 잇따른 태풍에 1조2585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

2020년 국내 이상기후 분포도.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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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지난해 이상기후 발생 원인과 분야별 피해 현황 등 담은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29일 발간했다.

지난해 장마 기간은 중부지방 54일, 제주도 49일로 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길었다. 8∼9월 들어서는 제5호 태풍 ‘장미’, 8호 태풍 ‘바비’, 9호 태풍 ‘마이삭’, 10호 태풍 ‘하이선’ 등 4개 태풍이 연달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다만, 7월에는 1951년 이후 처음으로 해당 월에 태풍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해였다.

태풍과 호우로 인한 재산피해는 1조2585억원, 인명피해는 46명에 달했다. 이는 최근 10년(2010∼2019) 연평균 피해(재산 3883억원, 인명 14명) 규모의 3배를 넘는 수치다. 태풍 ‘마이삭’으로 29만4818호에서 정전이 발생해, 2019년 태풍 ‘링링’ 때 정전피해 가구 수(16만1646호)의 2배에 육박하기도 했다.

호우와 태풍이 농작물 수확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침수, 낙과 등의 피해 규모는 12만3930㏊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7만4165㏊)의 약 1.7배에 해당한다. 산사태는 6175건이 발생해 1976년 이후 역대 3번째로 많았다.

겨울(2019년 12월∼2020년 2월)에는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1월 기온은 1973년 이후 가장 따뜻했다. 높은 기온의 영향으로 해충의 월동란이 폐사하지 않아 여름철 혐오 곤충이 많이 나왔고, 특히 매미나방으로 대규모 산림이 붉게 변하는 등 6183㏊의 식엽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포근한 겨울로 대설·한파 피해는 한랭 질환자 303명, 사망자 2명으로 5년 평균 대비 각각 34%, 81.2% 감소했다.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13.2도로 평년(12.5도)보다 높았고, 1973년 이후 다섯번째로 따뜻했다. 연평균 누적 강수량은 1591.2㎜(평년 1207.6∼1446.0㎜)로 역대 여섯번째로 많았던 해였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2020년은 이상 기온, 긴 장마, 연이은 태풍 등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었던 한해였다”며 “이번 보고서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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