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초유의 공매도 전쟁

서학 개미도 뛰어든 '공매도와의 전쟁'…"게임스톱 지켜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친구가 역사의 한순간 속에 있다면서 게임스톱 주식을 매수하라고 권했습니다. 주가가 워낙 널을 뛰어서 소심하게 한 주를 담아뒀습니다."

직장인 임수민(27)씨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게임스톱을 28일 밤 200달러에 구매했다. 2주 사이 1600% 넘게 치솟았던 게임스톱의 주가는 이날 44% 급락했다. 하지만 임씨는 이날의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았다. 게임스톱 주가는 193.6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에 대해 임씨는 "장이 끝나고 시간외 거래로 340달러까지 거래되더라"면서 "다음 주까지 주식을 들고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등한 게임스톱의 주가가 28일(현지시각) 급락했지만 투자자들은 게임스톡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19.95달러에 불과했던 게임스톱의 주가는 27일 347.51달러로 15일 만에 1641.85%로 급등했다. 27일에는 하루 만에 주가가 134.83% 급등했지만, 바로 다음날 44% 급락했다.

조선비즈

게임스톱의 6개월 주가./구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게임스톱 주가가 변동성이 높은 이유는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톱을 집중 매수한 영향이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란 토론장에 모여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헤지펀드들이 게임스톱의 유통 물량의 140%를 공매도했다고 알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을 막고자 집중 매수에 나선 것이다.

국내 서학 개미도 수익을 노리고 공매도와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28일 예탁원을 통한 게임스톱 주식 결제액(매수+매도)은 1억274만달러(약 1146억원)로 27일(789만달러)의 약 13배 늘어났다.

이날 잔고 기준으로는 게임스톱은 국내 투자자가 미국에서 여덟번 째로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총 5억3974만달러(약 6023억원)를 게임스톱에 베팅했다.

국내 해외주식 갤러리에서도 게임스톱 투자 인증글이 올라오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해외주식 갤러리에는 ‘겨우 이거 먹고 나왔는데(수익을 이만큼밖에 못 냈는데) 또 들어갈걸’ ‘게임스톱 하나 사고 덜덜 떨었는데 하루 만에 20만원 벌었다’ ‘게임스톱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우리가 이긴다. 조금만 더 힘내자. 300돌파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게임스톱을 일찍이 팔았던 주주는 안타까움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15일 게임스톱을 매수해서 11월 24일 매도한 김지현(28)씨는 "게임 산업에 관심이 많아서 게임스톱을 11.72달러에 사서 11.89달러에 매도했다"면서 "‘주식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격언이 있는데 내 허리 길이를 과소평가했다"고 전했다.

고점에서 게임스톱을 매수한 투자자도 있다. 한 투자자는 네이버 카페 미국주식에 미치다에 ‘학생이라 돈도 없는데 이 꼬라지 나고 있으니 참담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투자자는 ‘오늘 하루에 100만원 잃었다’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한 투자자가 디시인사이드 해외주식 갤러리에 올린 게임스톱 수익률 인증 게시글의 일부./디시인사이드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디시인사이드 해외주식 갤러리에 ‘게임스톱 수익률 공개’라는 제목과 함께 게임스톱 손실 규모를 인증했다. 이 투자자는 401달러에 게임스톱 주식을 242개 매수해서 게시글을 올린 시점을 기준으로 3만3151.58달러를 잃었다. 수익률은 -34.16%다.

개인 투자자의 총력 매수에 증권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주식을 연구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게임스톱의 주가가 올라서 공매도했던 헤지펀드의 손실 규모가 급속히 불어나면 이들이 다른 종목을 팔면서 손실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 오고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면서 "만약 매도 규모가 커질 경우 시장의 변동성에 추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relatio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