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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헌정사 첫 판사 탄핵소추

[사설] ‘사법농단 판사’ 첫 탄핵 발의, 국회 엄정히 심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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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2월1일 발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임성근 부장판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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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관련 판결에 개입하는 등 ‘사법농단’ 연루 사실이 확인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2월1일 발의한다고 밝혔다. 국회의 판사 탄핵안 발의는 이번이 우리 헌정사상 세번째가 된다. 앞서 1985년과 2009년 각각 발의된 탄핵소추안은 부결되거나 기한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우리 헌법은 반헌법적 행위 등을 저지른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권을 국회에 부여하고 있는 만큼, 국회는 엄정한 심의와 의결로 헌법적 책무를 다하기 바란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있던 2015년 12월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한 가토 다쓰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명예훼손 사건 재판을 앞두고 재판장인 이동근 부장판사로부터 선고 전에 판결 내용을 미리 보고받고 판결문을 바꾸도록 한 인물이다. 또 선고할 때 법정에서 피고인을 훈계하라는 지시도 내렸고, 실제 이행됐다. 이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임 부장판사에게 1심 재판부는 ‘법리상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재판에 관여한 것은 헌법에 반한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탄핵소추가 진행되지 않으면, 임 부장판사는 오는 2월 말 임기 만료로 퇴임한다. 이럴 경우 퇴직급여를 전액 받고 변호사로 개업해 전관예우도 아무 제약 없이 누릴 수 있게 된다. “법원이 반헌법 행위자라고 공인했는데도, 내버려두는 건 국회의 직무유기”라는 이탄희 의원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애초 탄핵 추진에 소극적이던 민주당 지도부가 28일 의원총회에서 ‘추진 허용’으로 태도를 바꾼 것도 ‘헌법을 어긴 판사는 헌법으로 단죄해야 한다’는 주장에 의원 다수가 동의했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힘은 탄핵 추진에 “판사 길들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나선 나경원 전 의원은 “최강욱 의원 1심 재판에 대한 앙갚음”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사리에 맞지 않다. 임 부장판사 등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소추 요구는 2018년 11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이미 결정한 바 있다. 당시 법관 대표들은 “(사법농단이) 징계 외에 탄핵소추까지 함께 검토돼야 할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탄핵 추진과 별개로 국회의 판사 탄핵소추는 매우 신중하고 엄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대원칙은 여야 모두 명심할 필요가 있다. 사법부에 대한 국회의 견제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탄핵소추권은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 등에 한해 행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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