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유동성 회수·게임스탑發 포지션 청산
더딘 백신 공급, 정상화 기대 옅어져
이번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 주목
게임스톱, 버블 경계 시장에 나비효과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1월25일~29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164.42포인트(5.24%) 내린 2976.21에 마감했다. 주 초반 외국인과 기관 동반 매수로 상승 흐름을 보였던 코스피 지수는 이들이 다시 ‘팔자’로 돌아서면서 4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5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2조9137억원, 외국인은 5조3443억원을 내다팔았다. 개인은 8조3310억원치를 순매수했다. 그 결과 종가 기준 지난 7일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으나 3주 만에 다시 300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미국 비디오게임 소매 체인업체인 게임스탑의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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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심리 위축에서 원인을 찾았다. 그동안 개인이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면서 지수 하방을 지지했으나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인 움직임이란 해석이다. 그 배경으로 △예상보다 더딘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다소 떨어진다는 소식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지속적인 시중 유동성 회수 △게임스톱 등으로 인한 헤지펀드의 숏 포지션 청산 등을 이유로 꼽았다. 게임스톱의 주가 하락에 베팅했지만 주가가 상승하면서 숏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헤지펀드가 손실을 줄이고자 다른 자산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버블에 대한 경계 심리가 고조된 상황에서 충격이 더 크게 번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 상승 추세 여전, 저가 매수 기회”
증권가는 이번 숏 스퀴즈 사태가 촉발시킨 조정이 하락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백신 공급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감이 무산됐다고 볼 수 없고, 주요국의 완화적인 통화·재정 정책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적 장세로 진입하기 전 위험자산 가격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불안 심리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지난해 연말 이후 지수 상승을 이끈 대형 경기 민감주의 조정폭이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상승 추이를 보이면서 외국인 자금의 유출, 기관 투자자 프로그램 매도세 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주를 둘러싼 수급 환경은 코스피 중형주 및 소형주 대비 불리하다”면서도 “단기 조정 이후 상승 추세가 회복될 국면에서도 반도체 등 경기민감주가 주도주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가격 매력이 부상한 시점을 이들 업종의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실적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가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으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실적 발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에선 아마존, 알파벳, 국내에선 만도, 엔씨소프트 등이 예정돼 있다”면서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의 상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고, 주요 지수의 기대수익률도 아직 국채 금리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여전히 저가매수(buy the dip) 전략이 유효한 구간”이라고 짚었다.
지표 개선 강도 둔화, 백신·부양책 주목
이번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이어진다. 유로존에서는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미국에서는 1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과 비제조업 체감경기, 고용보고서, 중국에서는 1월 제조업과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국내는 1월 수출입 동향이 공개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로존의 지표 개선 강도가 이전보다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백신 공급 상황이나 부양책 소식에 따라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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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시선은 미국 부양책 협상 과정에 쏠려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안한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기대감이 다소 옅어진 상태다. 최종 통과가 되더라도 시행되는 시기가 뒤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백신 공급 속도도 관건이다. 성공적인 백신 공급은 글로벌 경제 정상화의 필요 조건임에도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접종률이 빠르게 높아지지 않고 있다. 노동길 연구원은 “백신 공급이 순탄해질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눈높이 조정 가능성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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