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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부, 쿠데타 공식 선언...아웅산 수지, 국민들에 "군부독재에 맞서달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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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얀마 군부가 1일 새벽 쿠데타를 일으키고 1년 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 상당수는 모두 구금됐다. 수지 고문은 미얀마 국민들에게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를 촉구했다. 50여년 간의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지난 2015년 문민정부로 평화롭게 정권이 이양됐던 미얀마가 또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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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이 2015년 총선 당시 투표를 마친 후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투표소를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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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군은 이날 군부가 소유한 방송사를 통해 “권력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다”고 밝히며 쿠데타를 공식 선언했다. 군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선거 부정에 대항해 (아웅산 수지 등에 대해) 구금 조치를 실행했다”면서 “앞으로 1년 간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변인이 언론에 전한 수지 국가고문 및 윈 민 대통령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의 구금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NLD는 수지 고문이 “군부 행동은 미얀마를 다시 (군부) 독재 밑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나는 국민을 향해 군부 쿠데타에 대항해 항의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로써 미얀마는 문민 정부가 들어선지 5년여 만에 또 다시 군부 독재로 되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15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수지 고문이 이끄는 NLD가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미얀마는 1962년 네윈의 쿠데타 이후 53년 간 이어져 온 군부 독재를 청산했다.

NLD는 지난해 11월 열린 총선에서도 의석의 83.2%를 석권하며 ‘문민정부 2기’를 열었다. 하지만 군부는 유권자 명부가 860만 명가량 실제와 차이가 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군부가 정권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특정 상황에서는 헌법이 폐지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온 군부는 지난 30일 유엔이 우려를 표명하자 “헌법을 준수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틀 만에 전격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 젠 사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 제도에 강력한 지지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수지 고문을 포함해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수지 고문 등에 대한 구금 조치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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